민주당 경선 향후 전망
화천대유 논란 후 격차 미세 감소
10월 국감서 최대 쟁점화 불 보듯
낙 ‘결선 역전’ 전략 가능성 작아져
명측, 방어 능력에 경선판도 달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26일 전북 완주군 우석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북 합동연설회에서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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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는 25일 광주·전남 순회경선에서 122표 차로 석패했지만 26일 전북에서 과반을 득표하며 대세론을 입증했다. ‘과반 저지 후 결선에서 역전’이라는 이낙연 측 전략도 사실상 가능성이 작아졌다. 다만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본선 경쟁력을 놓고 막판 변수가 남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후보는 광주·전남·전북 권역 합산 총 5만6002표를 얻으며 4만9563표에 그친 이낙연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호남 권역에서의 득표율만 따져도 이재명 후보는 49.7%가량, 이낙연 후보는 44% 정도다. 여기에 전북 경선 직후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며 사퇴한 김두관 후보의 표가 무효표로 처리되면서 오히려 이재명 대세론이 더욱 굳어지게 됐다. 김 후보의 누적 득표수 4411표를 무효표로 환산하면 이재명 후보의 전체 누적득표율은 53.4%가 되고, 호남 득표율은 50.1%로 과반이다. ‘호남이 고른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됐다’는 전례를 비춰 본다면 이번 승리는 의미가 상당하다. 이낙연 후보가 4차례 호남에서 국회의원을 지냈고 전남지사까지 지낸 점도 고려한다면 사실상 결선투표 가능성도 희박해졌다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애초 이재명 후보 측은 전북 표밭을 가꿔뒀다며 자신한 바 있다. 특히 도지사 업무 때문에 평일 선거운동이 쉽지 않은 이재명 후보를 대신해 캠프 핵심 인사들이 이미 전북 민심을 결집해 왔다는 후문이다. 거기다 정세균 전 총리를 돕던 안호영·이원택 의원이 이재명 캠프에 공식 합류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재명 캠프 측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이대로 뒤집히지 않고 쭉 정리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남은 순회경선 일정이 제주도와 부산·울산·경남, 수도권에서 치러진다는 점과 슈퍼위크에서 편승효과(밴드왜건)가 강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세론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 전망이다. 이재명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호남 지역 전체로는 기대 이상의 결과”라며 “내부 균열은 최소화하고 본선 경쟁력은 높이라는 호남의 집단지성이 발현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 입구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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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말끔히 규명되지 않은 점은 여전히 변수다. 화천대유가 주된 화제로 떠오른 9월 첫 주부터 명·낙 두 후보의 격차는 미세하게 줄어들었다. 이재명 후보는 경선 초반 이낙연 후보를 ‘더블스코어’로 앞서고 있었지만 지난 1차 슈퍼위크 온라인 투표에서 51%대 31%로 격차가 다소 줄어들었다. 전북 경선을 마친 직후 양 후보 격차는 17%포인트다. 경희대 채진원 공공거버넌스 연구소 교수는 화천대유 의혹이 부동산 민심 역린을 건드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도덕성 시비가 있지만 일은 잘한다는 ‘절대 성역’에 금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1일부터 예정된 국정감사에서도 화천대유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국정감사 와중에 새로운 의혹이 추가로 드러난다면 이재명 후보 측이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본선 검증 통과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표가 이뤄질 수 있다. 향후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어떻게 방어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직 경기지사인 이재명 후보는 국토교통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야 한다.
26일 전북 완주군 우석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북 합동연설회 후 이재명 후보(왼쪽)와 이낙연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완주=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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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측 “흠 많은 후보로 대선 못이겨”… 명측 “부패 기득권과의 최후 대첩”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낙연 후보는 26일 전북 경선에서 “흠 많은 후보, 불안한 후보로는 대선을 이길 수 없다”며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을 직격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세론’을 거스르는 데는 결국 역부족이었다.
이낙연 후보는 이날 전북 우석대 체육관에서 열린 정견 발표에서 자신을 “어떤 검증에도 무너지지 않을 후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성남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을 언급하며 “복마전의 실체가 밝혀지고 있다. 끝까지 파헤쳐 누구든 법대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인허가권자였던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날 광주·전남에서 신승을 거뒀던 이낙연 후보는 이날 2002년 민주당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 대세론’을 꺾으며 돌풍을 일으킨 점을 환기하며 “전북을 포함한 호남이 감동의 결단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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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는 이날도 자신을 둘러싼 대장동 의혹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정견 발표에서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논란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자신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사회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이 연합해 적반하장으로 연일 가짜뉴스를 남발하며 ‘이재명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며 “국정농단세력과 부패 기득권자에게 이재명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국민의힘 등이 자신을 향해 유착 의혹을 제기하는 데 대해 “도적떼가 경비에게 ‘왜 도적 못 막았느냐’, ‘왜 그것밖에 못 지켰냐’고 한다.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저를 양아치, 깡패, 공산당이라 비난하던 그들(민간사업자)과 원수 안 된 것만도 다행”이라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이번 대선을 “부패 기득권과의 최후대첩”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개발이익 국민환수제’ 도입을 공약하며 “투기를 원천봉쇄해 부동산 불로소득이 불가능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경선 결과 발표 직후 후보직 사퇴와 함께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두관 후보는 정견 발표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밝혀진 이름은 주로 국민의힘 관계자들”이라며 “이게 국민의힘 게이트인가, 민주당 게이트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가 정신 차려야 한다. 원팀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내에서 이낙연 후보 측을 중심으로 대장동 비리 의혹과 이재명 후보를 연결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김현우 기자, 완주=이동수 기자, 장혜진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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