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작계 5015·김여정 담화 거론하며 윤에 ‘견제구’
“대통령 되시려면 공부 조금 더 하셔야”
국민의힘 윤석열(오른쪽 부터), 황교안, 원희룡, 하태경, 유승민, 최재형, 안상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들이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 경선후보 3차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6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3차 토론회에서 예비후보들은 ‘대장동 개발 의혹’을 소재로 이재명 경기지사를 겨냥하거나 경쟁자들을 견제하고 나섰다.
<채널에이>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특검 수사를 통해 대장동 관련 의혹을 모두 밝혀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후보는 “자칫하면 유례없는 비리 선거가 될 것 같다”며 “이 모든 비리를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했고, 하태경 후보도 “특검을 반드시 해서 화천대유의 몸통부터 꼬리까지 탈탈 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자 이날 탈당한 곽상도 의원에 대해 유승민 후보는 “당 지도부가 (곽 의원의) 탈당을 받아줄 게 아니라 출당하거나 제명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원희룡 후보도 “탈당을 받아주는 게 아니라 더 단호한 조치로 부패를 끊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후보는 “2016년 말 (적폐청산 수사)처럼 해야 한다. 당장 대규모 특검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자 상대를 지목하는 주도권 토론에서도 대장동 의혹이 자주 등장했다. 안상수 후보가 “(이재명 지사가) 부동산 투기 마피아 두목으로서 성남 공기업을 이용해 주민들 땅을 헐값에 빼앗고, 민간에 이권을 줘서 4000억원을 벌게 했다. 이게 배임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냐”고 묻자 윤석열 후보는 “현재 나온 것으로는 강한 심증이 가고 있다”고 호응했다. 과거 이재명 지사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리고 퇴직 뒤 화천대유의 고문으로 근무한 권순일 전 대법관에 대해 안상수 후보가 “재판 거래가 이뤄졌다. 사후뇌물죄에도 해당된다”고 주장하자, 최재형 후보도 “누가 봐도 모양이 이상하다. 사실관계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를 겨냥하던 후보들은 박영수 특별검사를 비롯해 법조계 인사들이 대장동 의혹에 연루된 것을 두고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 후보를 압박하기도 했다. 홍준표 후보가 “화천대유 사건이 이렇게 심해진 게 오래 됐다. 검찰총장 때 범죄정보과를 통해 첩보를 안 받았냐”고 묻자 윤 후보는 “전혀 못 받았다. 시스템이 바뀌어서 (수사를) 허락하는 역할에 중점을 뒀고,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이 완전히 줄었다”고 답했다. 박영수 특검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했던 윤석열 후보의 ‘과거’가 소환되기도 했다. 박영수 특검팀이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45년을 구형한 사실이 거론되자 유승민 후보는 “대선후보로 출마하면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45년 구형했던 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윤석열 후보는 “검찰의 재판에서의 구형도 양형기준표에 따라 다 구간이 있어서 거기에 따라 하게 돼 있다. 기계적으로 나온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고생했으면 댁에 돌아가야 하지 않는가”라고 했다. 유승민 후보가 “45년 구형해놓고 지금은 사면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냐”고 거듭 따져 묻자 윤석열 후보는 “그건 재판에서 그렇게 한 것이고 사면은 정치적인 것 아닌가”라고 응수했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윤석열 후보에게 한반도 유사시 계획인 작계(작전계획)의 세부 내용을 질의했다. “작계 5015가 발동되면 대통령으로서 뭘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윤석열 후보가 “글쎄요. 한 번 설명해주시죠”라며 즉답을 못하자 홍준표 후보는 “작계 5015는 전시 상황에서 한미연합사령부의 대북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가 “일단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겠다”고 하자 홍준표 후보는 “이미 미국 대통령과는 협의가 끝난 것”이라며 “대통령은 전쟁을 할지 말지 결심하고 대국민 발표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후보가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 후보’라는 점을 거듭 부각한 것이다. 홍준표 후보는 또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응해 나온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윤 전 총장이 “언제 했나”라고 반응하자 “모르면 넘어가겠다. 대통령 되시려면 공부를 조금 더 해야겠다”고 꼬집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주식 후원’으로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