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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이슈 국내 백신 접종

“아빠 왜 이렇게 차가워”…화이자 1차 접종 후 숨진 30대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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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화이자 코로나 백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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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청와대 청원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두 아이를 둔 30대 가장 A씨가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14일 만에 숨졌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화이자 1차 접종 후 하루아침에 제 남편과 두 아이의 아빠를 잃었습니다’란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A씨의 아내라고 밝힌 청원인은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후 하루 아침에 제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빠를 잃었다”며 “남편은 35세이며, 제 나이는 31세다. 첫째 아이는 8살이고 둘째 아이는 이제 겨우 세 돌이 지났다”고 운을 뗐다.

청원인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광주 광산구의 한 병원에서 화이자 백신 1차를 접종했다. 접종 이튿날부터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을 호소한 A씨는 병원 치료를 받고 지난 1일 입원했다. A씨는 입원 치료를 받다가 상태가 악화돼 지난 7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고, 심정지 진단을 받아 체외막산소공급(ECMO·에크모) 장치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A씨는 지난 12일 끝내 숨졌다. 사인은 ‘심인성 쇼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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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백신 1차 접종 14일 만에 숨진 30대 가장의 아내가 올린 청와대 청원 글./청와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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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인은 “남편은 평상시 기저질환도 없었고 비흡연자이다. 오히려 지극히 건강했다”며 “화이자 접종 후 부작용 증상을 느낀 즉시 병원에 내원했는데, 결국 결과는 사망이라니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거냐”고 했다.

이어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아이들이 ‘아빠가 왜 이렇게 차갑냐’ ‘아빠는 언제 나아서 같이 놀러 갈 수 있는 거냐’며 물었다”며 “그 당시 제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아빠의 퉁퉁 부은 아픈 모습이나마 한 번이라도 더 보여주고, 차갑게 식어버린 손이라도 한 번 더 잡게 해주는 것 뿐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아이에게 ‘아빠가 너무 아파서 하늘나라에 갔다’고 말해주니, 이해를 한 건지 못 한 건지 그 어린 애들이 엄마가 계속 울까 봐 슬픈 내색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저는 당장 슬퍼할 겨를도 없다. 저희 가족은 하루아침에 가장을 잃었고, 전업주부인 저는 혼자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떻게 밥벌이를 해야 할 지… 사실 그것이 가장 걱정”이라며 “뉴스에서만 보던 참담한 일들이 저와 제 아이들에게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저희 가족 모두에게 너무 잔인한 가을”이라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남편의 사망 원인을 명백하게 밝히고자 A씨에 대한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그는 “질병관리본부도 추후 그 결과를 갖고 남편의 죽음이 화이자 백신과 인과관계가 있는지 밝히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인과성이 인정된 경우가 너무 적다”며 “가만히 손 놓고 정부가 내리는 결론을 기다리고만 있기엔 너무 답답하고 막막하다”고 했다.

이어 “저와 유사한 일을 겪으신 유가족들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어려움과 답답함을 토로하시는 것을 보고, 용기를 냈다”며 “저희 가족이 겪은 이 일은 누구에게나 어떤 가정에서나 일어 날수 있는 참담한 일 이란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향후 이런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부디 접종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관한 정확한 대책 방안과 구체적인 메뉴얼 구성을 마련해 주시기를 간곡히 바란다”며 “(남편 사망에 대한) 백신 부작용과의 인과성을 밝히는데 힘을 실어 달라”고 했다.

한편 광주 광산구보건소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을 보인 30대 중반 A씨가 지난 12일 오후 대학병원에서 에크모 장치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의료진은 A씨 사망 판정 당시 확장성 심근병증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진단했다. 보건당국은 화이자 백신과 A씨 사망의 인과성을 파악 중이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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