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내일 '한중 문화충돌' 학술 토론회
동북아역사재단 |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중국 정부가 한류 수용에 제동을 거는 이면에는 중화사상에서 나온 우월(優越) 의식, 아편전쟁 당시 굴욕스러운 경험에서 비롯된 우환(憂患) 의식, 중국 부흥을 향한 초조함이 뒤섞여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윤경우 국민대 중국학부 교수는 동북아역사재단이 23일 배포한 학술 토론회 발표문에서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실행에 나선 아이돌 팬덤 문화 정화운동에 모순적 태도가 드러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동북아역사재단이 24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한중 문화충돌 원인과 해결 방안 모색' 학술 토론회에서 발표자로 나서는 윤 교수는 중국 정부가 자국 중심주의를 강조하면서 외국 문화 수용에 대해 매우 배타적인 행태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중국 정부는 여전히 외국 문화 상품 수입에 공식적·비공식적으로 제한을 가하고 있다"며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중국 내에서 열풍을 일으킬 때면 어김없이 '자국 문화산업 보호'를 이유로 제동을 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우월·우환 의식 공존에 대해 비판한 뒤 "강박 관념과 불안한 욕구로 인해 중국인들은 자국에 대한 다른 나라의 태도가 호의적인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정서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중국의 한류 제한령인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은 한국인의 반감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최악의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의 또 다른 발표자인 김인희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가 '중국 사회주의와 전통문화는 동일체', '서구 문화와 민주주의는 동일체'라는 논리를 통해 전통문화의 중요성을 확산하면서 서구 문화와 자본주의 문화를 비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중국이 유독 한국을 향해 문화 공격을 많이 한다고 보고, 그 이유로 고대 한국은 스스로 문화를 발명할 능력이 없었다는 전통적 관념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중국 한류 팬의 애국주의 대열 투항도 원인으로 짚었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 언론이 사용하는 용어인 '문화공정'에 대해 "중국 정부가 한국 고대사를 겨냥하고 실시한 역사 정책인 동북공정을 연상시켜 한중 간 문화충돌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한다"며 중국 문화를 알리는 '전파공정'은 세계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서는 이 밖에도 한국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한중 간에 일어난 단오제 논쟁, 중국 추석인 중추절의 신라 기원설, 한중 문화 교류사에서 접는 부채의 의미 등을 다룬 발표도 진행된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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