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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탈레반 “여성 공무원 출근 금지...여자 화장실 청소부만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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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수도 카불의 여성 공무원들에게 출근 금지령을 내렸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 인권을 보장하겠다던 탈레반이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

19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전 여성부 청사 앞에서 탈레반 대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성 권리 증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진 모습. 탈레반 과도정부는 최근 여성부를 폐쇄하고 이른바 '기도·훈도 및 권선징악부'(Prayer and Guidance and the Promotion of Virtue and Prevention of Vice)를 신설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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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임시 정부가 임명한 새 카불 시장은 19일(현지 시각) 카불시 공무원들에게 출근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리는 한편 남성들이 이들을 대체할 것이라 밝혔다고 영국 BBC가 이날 보도했다.

함둘라 노마니 시장은 “당초 우리는 여성 공무원들의 출근을 허용했지만, 이슬람 에미리트는 당분간 이들이 일을 멈출 필요가 있겠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황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올 때까지 여성들이 하던 일은 남성들에 의해 수행될 것”이라며 “시내 여자 화장실을 청소하는 것처럼 남성들이 할 수 없는 일에 한해서만 여성들이 계속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CNN에 따르면 이 같은 명령으로 카불시 공무원 전체(2930명)의 27%를 차지하는 790여명의 여성은 이날부로 일자리를 잃게 됐다. CNN은 “여성 인권을 보장하겠다던 탈레반의 반복된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번 명령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지난 20여년간 누려왔던 자유가 끝장나고 있다는 신호”라고 했다.

탈레반은 지난주엔 재무부 소속 여성 공무원들에게 “적절한 환경이 갖춰질 때까지 출근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 지난 12일엔 여성부를 폐지하고 여성부가 쓰던 청사 건물에 과거 억압적인 이슬람 율법 해석을 집행하던 권선징악부를 설립했다. 여성들인 지난 주말 이에 항의하며 과거 여성부 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여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도 위기에 처했다. 아프가니스탄 교육부는 지난 17일 중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학교로 돌아와 수업을 재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명령은 오직 남학생들과 남자 선생님들만을 대상으로 내려졌으며, 여학생들은 “안전한 교통 시스템이 구축되기 전까지는 등교가 금지된다”고 밝혔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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