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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스우파', 댄서 향한 시선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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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스트릿 우먼 파이트'가 댄서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 M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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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문화로 인식됐던 '스트릿 댄스'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자 노력했어요. K팝 안무를 만드는 댄스 크루들을 글로벌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스트릿 우먼 파이터' 제작진의 바람은 제대로 이루어졌다. 댄서 크루들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여기에 댄서들을 향한 인식까지 바뀌었으니, 소기의 목적은 모두 달성한 셈이 됐다.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가 매 회 뜨거운 화제 속 인기 고공 행진 중이다. 지난 14일 방송된 '스우파' 4회는 평률 시청률 3.6%, 순간 최고 시청률 4.2%를 기록하며 케이블 및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달성했다.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무대 클립 영상 역시 높은 조회수를 자랑하며 '스우파' 열풍을 입증하고 있다.

'스우파'를 향한 인기의 중심에는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댄서 크루들이 있다. 8 팀의 댄스 크루인 웨이비, 프라우드먼, 코카N버터, 훅, 라치카, 홀리뱅, YGX, 원트는 크루원들 개개인까지 큰 관심을 받으며 '대세'로 급부상했다. 그 중에서도 각 크루의 리더인 리정 리헤이 가비 모니카 아이키 노제 효진초이 허니제이의 인기는 그야말로 '신드롭' 급이다.

각 크루원들의 배경이나 외모, 소속을 떠나 오롯이 춤으로 펼치는 프로페셔널한 배틀은 기존의 경연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자극적인 편집이나 작위적인 갈등 구도 연출 없이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몰입도를 높였다.

자신의 분야에 대한 자존심을 걸고 열정적 무대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댄서들의 무대는 곧 '댄서'에 대한 인식 역시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간 이른바 '백댄서'로 불리며 가수들의 뒤를 받쳐주는 역할 정도로 평가 절하 돼 왔던 댄서들이 무대의 중심에 등장하며 비로소 '댄서'로서의 진가를 인정 받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그간 많은 댄서들이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K팝 안무를 직접 탄생시켜 왔지만 이들의 역할에 비해 댄서라는 직업 자체는 그간 큰 빛을 보지 못했다. 그나마 최근 K팝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댄서들에 대한 시선도 꽤나 긍정적으로 바뀌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백댄서'라는 이름으로 이들을 바라봤던 것이 사실이다.

실로 열악했던 상황 속 '스우파'가 미친 영향은 상당했다.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스우파를 보고 댄서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라고 말 할 정도로 댄서를 향한 인식은 크게 변했다. 댄스 크루 역시 K팝 시장에서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장르로서 그 역할과 영향력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급이 다른' 댄서들의 실력과 서로를 향한 리스펙과 건강한 경쟁, 자신의 분야에 대한 자신감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살아있는 무대가 빚어낸 결과였다. 실로 반가운 변화다.

'스우파'의 뜨거운 인기는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 일어날 변화에 대한 궁금증을 높인다. 댄서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게 되면서, 가수 못지 않은 영향력과 파급력을 갖게 된 이들이 향후 K팝 신에서 일궈 나갈 새로운 성과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최근 K팝 아티스트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모으며 K팝을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게 만든 것처럼, K-댄서들도 국내의 인기를 발판 삼아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며 장르적 스펙트럼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어린 시선이 이어진다. '스우파'가 일궈낸 긍정적 변화가 어떤 파급 효과로 돌아올지, 이제는 이를 지켜볼 시간이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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