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흐리드 카흐 네덜란드 외무장관이 16일(현지 시각) 장관직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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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외무 장관이 아프가니스탄 철수 과정에서 발생한 혼란 상황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BBC방송은 서방 국가 중 아프간 문제에 대해 책임 지고 사임하는 첫 사례라고 전했다.
16일(현지 시각) AP 통신 등에 따르면 시흐리드 카흐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이날 “정부가 편견 때문에 잘못된 가정을 했다”며 아프간 철수과정에서 미흡했음을 인정하고 사의를 밝혔다. 다만 “탈레반의 빠른 진격은 탈레반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고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는 지난 2주간 철수 작전을 통해 2000여명을 대피 시켰다. 그러나 현지 직원, 네덜란드 군 통역가 등 수 백 명이 여전히 아프간에 남았다.
국회는 아프간 대사관 직원들과 의회가 긴급 상황이 임박했다고 예고했는 데도 카흐 장관이 받아들이지 않은 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거기다 의회에 너무 늦게, 불완전한 정보를 보고한 것도 문제 삼았다. 카흐는 의회에서 아프간 현지 대사관 철수 과정에서 ‘무책임함’을 이유로 문제를 제기하고 자신에 대한 불신임 동의안이 다수 찬성으로 통과하자 스스로 사퇴를 결정해 발표했다. 카흐 장관은 또 “하원은 정부가 무책임하게 행동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우리의 성실성을 믿으며, 장관으로 나의 판단 결과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려 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의회에서 불신임 안을 가결했다고 해서 장관이 반드시 사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앙크 바일레벨트 국방장관 역시 의회에서 절대 다수 찬성으로 불신임 안이 통과되었지만 그는 투표 결과와 무관하게 국방장관 직에 남아있겠다고 선언했다. 바일레벨트 국방장관은 “나의 최우선 임무는 여전히 아직 아프간에 남아있는 모든 사람을 빠짐없이 안전하게 귀국시키는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BBC 방송은 아프간에서 미군이 철수하며 벌어진 혼돈상황에 대해 서방 국가에서 정부가 스스로 책임을 진 첫 사례라고 전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카불이 함락되는 동안 휴가에서 복귀하지 않아 문제가 됐는데, 이번 내각 개각 때 교체됐다.
[최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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