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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국민의힘 첫 TV토론 격돌···홍준표 "못된 소리", 하태경 "막말 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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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인 윤석열, 안상수, 원희룡, 최재형, 유승민,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오른쪽부터) 후보가 16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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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16일 첫 TV토론에서 격돌했다. ‘2강’ 윤석열·홍준표 후보에게 다른 주자들의 공격이 집중됐다.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후보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못된 소리”(홍 후보)와 “꼰대식 발언”(하태경 후보), “보수궤멸 원죄”(홍 후보)와 “보수궤멸은 당대표 하실 때…”(윤 후보) 등 날선 표현으로 부딪히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이날 TV조선이 주관한 1차 TV토론회에서 처음 상호토론을 벌였다. 전날 1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가나다순) 등 8명의 후보가 참여했다.

■‘고발 사주’ 의혹 대충돌

첫 주도권 토론부터 날카로운 긴장감이 흘렀다. 특히 고발 사주 의혹에 여러 주자들이 참전하면서 신경전을 벌였다. 홍·유 후보의 화살이 윤 후보에게 향하고, 하 후보가 윤·홍 후보에게 화살을 퍼붓는 형태로 이뤄졌다.

하 후보가 최근 고발 사주 의혹으로 갈등하는 윤·홍 후보를 향해 품에서 ‘옐로우 카드’를 꺼내들면서 포문을 열었다. 홍 후보는 ‘박지원 국정원장 개입설’에 대한 침묵을 비판하는 하 후보의 질문에 “팩트가 드러날 때까진 말을 자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 후보가 “민주당 대변인과 똑같다”고 맞받으면서, “못된 소리”(홍 후보), “꼰대식 발언”(하 후보)이라고 맞붙기도 했다. 윤 후보는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성명불상자 1인’을 증거 없이 정치공작 의심자로 고발한 게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을 받고 “두 사람으로 완결될 행위 아니다(라는 판단에 따른 것)”라고 답했다.

홍 후보는 윤 후보측이 ‘성명불상자 1인’을 ‘홍준표 캠프 인사’라는 소문을 정치권에 흘렸다며 “관련없음이 밝혀졌으면 사과해야 하지 않나”라고 따져물었다. 윤 후보가 “우리 캠프 사람이 밖에서 무슨 얘기를 했나 모르지만 두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답하자, 홍 후보가 “가만 있어봐” “(윤 후보 캠프의) 허접한 애” 등 거친 발언으로 질문을 이어갔다.

유 후보 역시 윤 후보를 지목해 “검찰총장 최측근 간부들이 이걸(고발장) 만들어 전한 게 사실이면 후보 사퇴 용의가 있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제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지휘감독을, 그 경위를 봐야겠다”고 답했다.

원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어찌 보면 민주당보다 더 내부고발에 열을 올려 국민의힘 원팀인지, 민주당 원팀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홍 후보는 “그건 원 후보 생각”이라고 맞받았다.

■윤 11번, 홍 8번 지목...공격 집중

두 번의 주도권 토론에서 윤 후보는 11번, 홍 후보는 8번 지목받았다. 다른 후보들은 1~3차례 지목에 그쳤다. ‘2강’으로 앞서가는 윤 후보와 홍 후보에 대한 검증과 견제가 주를 이뤘다. 윤 후보는 홍·유 후보 대신 다른 후보들을 지목해 상호 전면전은 피했다.

홍 후보는 두 차례 모두 윤 후보를 지목하면서 검찰총장 재직기 보수세력 수사로 “보수궤멸 원죄”가 있다고 몰아붙였다. 홍 후보는 “당대표 하던 사람으로서 매일 피눈물 흘렸다. 사과할 생각이 없나”라고 했다. 윤 후보는 “저는 수사에 신중하고도 신중하게 응했다”면서 “보수궤멸은 수사 때문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홍 후보가 당대표 할 때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는 “이렇게 흠 많은 대선 후보를 본 바가 없다”는 홍 후보 발언에 “계속 (여권에서) 공격당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

홍 후보와 윤 후보 모두 ‘노동관’과 관련해서 다른 후보들의 비판을 받았다. 홍 후보가 민주노총을 대통령 긴급재정명령권을 동원해서라도 막겠다고 한 데는 “초법적 접근이 우려된다”(최 후보), “노조도 대화의 대상”(유 후보)이라는 발언이 나왔다. 윤 후보가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이라고 한 것을 두고는 홍 의원이 “언론에서 ‘1일1망언이라고 한다”고 공격했다.

‘2강’에 이어 ‘1중’을 형성하고 있는 유 후보는 선두권 두 주자 공격에 집중했다. 윤 후보에겐 “6개월 전 출마를 결심한 분이 대통령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홍 후보에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춘향 아니고 향단이’, ‘탄핵 당해도 싸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이에 홍 후보는 “박 전 대통령 문제는 유 후보가 나에게 물을 자격이 없다”고 맞받았다. 유 후보는 “제가 배신자라면 최순실이 충신인가”라고 했다.

■‘말바꾸기’ 등 서로 난타전

후보들은 서로 약점을 파고들면서 ‘난타전’을 벌였다. 홍 후보는 하 후보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를 ‘과잉수사’라고 한 자신의 발언을 문제삼자 재차 “과잉수사”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를 두고 다시 두 후보가 “막말이 도졌다”(하 후보), “아이고 그 정도 역량으로…”(홍 후보)라며 거칠게 부딪혔다.

주자들은 토론회를 통해 각자 장점을 피력하는 데 집중했다. 원 후보는 제주도지사 경력과 “민주당과 5번 선거에서 5번 이긴 전략”을 강조했고, 최근 캠프를 해체하고 나선 최 후보는 “정치교체”를 역설했다. 황 후보는 “4·15 총선은 부정선거로서 완전 무효”라고 주장하며 이를 쟁점으로 띄우는 데 집중했다. 안 후보는 인천시장 경력을 강조했다.

토론 앞머리에 ‘나는 □다’의 빈 칸을 채워넣는 질문에 윤 후보는 “나는 국민의 강철이다. 맞으면 맞을 수록 더 단단하고 강해지는 강철”이라고 답했고, 홍 후보는 “나는 ‘무야홍’(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이다. MZ 세대가 ‘무야홍’을 외치며 우리 당으로 많이 왔다”고 했다. 유 후보는 ‘정권교체를 확실히 해낼 유일한 후보’, 최 후보는 ‘우산’, 원 후보는 ‘(민주당 입장에선) 귤재앙’, 하 후보는 ‘4강’, 황 후보는 ‘워터젯파워(외유내강형)’, 안 후보는 ‘마에스트로’라고 적었다.

국민의힘은 이달 23·26·28일, 10월1·5일 등 총 5번의 토론회를 더 치른 뒤 10월 8일 2차 예비경선을 통해 주자를 4명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추석 연휴 민심과 함께 TV토론이 4명 진출자의 명단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정인·유설희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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