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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로봇이 온다

'위드 로봇'에 꽂힌 통신사…5G 초연결 앞세워 주도권 확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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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5G MEC로 자율주행하는 클라우드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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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통신 3사가 포화 상태인 이동통신시장을 대체할 차세대 먹거리로 ‘로봇서비스’를 낙점하고 이른바 ‘위드 로봇(With Robot) 시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초연결’로 대표되는 5G 구축에 전문성을 가진 통신사들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역량을 융합해 미래 로봇서비스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G유플, 클라우드로봇 상용화 나서
14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5G 코어망 일체형 멀티액세스에지컴퓨팅(MEC)을 활용해 자율주행하는 클라우드 로봇 실증에 성공했다. MEC는 고객과 가까운 곳에 소규모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데이터 전송 구간을 줄이고 초저지연을 구현하는 핵심 5G 기술이다.

LG전자가 개발한 5G 단독모드(SA) 산업용 단말이 장착된 이 로봇은 출입문 등 주변 환경을 측정해 지도를 생성하고, 움직이는 장애물을 인지해 피하는 등 주변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했다. 클라우드 로봇이 보내온 대용량의 영상 등 센서데이터는 실시간으로 MEC플랫폼에 전송·처리됐고, 일반 로봇과 대등한 자율주행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연산량을 50% 이상 절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실증을 계기로 LG전자와 함께 5G에 기반한 클라우드 로보틱스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백승민 LG전자 로봇선행연구소장(상무)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해 로봇 내 연산량을 줄이면서 멀티로봇 군집제어와 안정적 주행이 가능함을 확인했다”며 "5G 네트워크를 활용한 로봇자동화솔루션을 개발해 스마트팩토리 및 상업용 서비스 로봇 분야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에 꽂힌 통신사는 LG유플러스만이 아니다. 현재 통신 3사 중 로봇시장에 가장 공을 들이는 기업은 KT다. KT는 구현모 대표 체제에서 ‘AI로봇사업단’을 신설하고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점유율 1위인 현대로보틱스에도 지분을 투자하는 등 발 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12월 ‘기가지니 호텔로봇’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서빙로봇 상용화도 본격화했다. 내년 상반기에는 AI 반려로봇도 출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 또한 연초 용인세브란스병원과 함께 통신망과 실시간위치추적시스템(RTLS)을 활용한 5G 복합방역로봇 솔루션을 상용화했다. 우리로봇, 코가플렉스 등과 손잡고 실내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서빙로봇 상용화도 추진 중이다.

◇통신사가 왜 로봇을?
통신사들이 로봇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통신업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시장 잠재성 때문이다. 로봇 구동에 필수적인 초연결·초저지연이 5G에서만 가능한 데다 향후 AI, 빅데이터, 클라우드와 연계해 끊임없는 영역 확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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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글로벌 AI 서비스 로봇시장 규모가 2019년 약 35조원에서 2024년 약 138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통신 3사 외에도 제2사옥을 거대 로봇 테스트베드화한 네이버, 배달로봇 실증에 나선 우아한형제들 등 주요 ICT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로봇시장을 주목하는 이유기도 하다.

특히 로봇서비스시장은 플랫폼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통신 3사의 B2B(기업 간 거래) 승부처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통신망을 거치지 않고서는 로봇 운용 자체가 어려운 만큼 그 중심엔 통신 3사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배달로봇, 순찰로봇 등 B2B 산업현장에서 쓰인 로봇이 개인 생활 공간까지 파고들 경우 로봇서비스시장 수요는 폭발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가입자 확보 경쟁을 벌였던 통신 3사가 이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로봇 생태계 구축, 개인용 로봇 등 ‘위드 로봇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네트워킹 역량을 갖춘 통신사가 어느 정도의 주도권을 잡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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