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효모 스코비로
콤부차 만들기
최근 가장 '핫'한 음료가 된 콤부차. 건강을 챙기기는 동시에, 집에서 이 차를 발효해 만들어 가는 과정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선물했다. [사진 임승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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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콤부차 요즘 핫하죠. 소개 좀 해주세요.
콤부차는 녹차나 홍차를 우린 물에 설탕을 녹인 다음 유익균을 넣어 발효시켜 만든 음료예요. 역사적으로 볼 때 고대 만주나 몽골에서 기원했다는 설이 있어요. 진시황이 불로장생을 위해서 마셨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우리나라에서는 고(故) 정주영 회장이 건강을 위해 매일 두 잔씩 마신 것으로 유명세를 탔었죠. 몇 년 전부터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마시는 발효 음료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최근 MZ세대에게는 BTS 정국이 마신 음료로 관심이 높아졌고요. 트렌디한 음료라는 점에서 나도 콤부차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어요. 평소 발효 음식에 관심이 많아 자연스레 콤부차에 입문했어요.
2년 전 뉴욕 여행을 갔을 때 매일 아침 마트에 들러 콤부차를 종류별로 사서 마셨어요. 한국과 다르게 훨씬 다양한 종류의 콤부차를 쉽게 구할 수 있었어요. 뉴욕의 더운 공기를 콤부차의 시원한 탄산과 새콤한 청량감이 날려줬어요. 무엇보다 속이 편했어요. 콤부차는 발효 과정에서 프로바이오틱스를 만들어서 위장 건강에 도움이 되고 면역력을 높인다고 해요. 그래서 속이 편했나 봐요. 또 체내 독소 배출해주고, 항산화 성분도 풍부한 건강 발효차예요.
Q : 스코비는 생소한데요.
스코비의 첫인상은 뽀얗고 깨끗했어요. 둥글고 납작한 호떡 모양인데 질감은 물컹물컹한 젤리 같아요. 첫눈에 반하기에는 반감이 생기는 비주얼이랄까요. 하지만 이 이것이 만들어내는 콤부차는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이에요. 처음 만든 차의 맛은 지금도 기억해요. 탄산수를 넣지 않고 원액을 맛봤는데 목이 칼칼해질 만큼 탄산이 꽉 차 있었어요.
방탄소년단 정국이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서 자신이 즐겨 마신다는 콤부차를 들고 있는 모습. [사진 네이버 V라이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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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어떻게 직접 만들 생각을 했나요.
그렇게 5월경부터 집에서 콤부차 발효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키우고 있어요. 처음에는 1.5cm 정도 두께의 얇은 스코비 한 덩어리였는데 지금은 거의 10cm가 훌쩍 넘을 만큼 자랐네요. 그렇게 스코비가 열심히 발효한 콤부차를 하루에 한두잔씩 꼬박꼬박 마시고 있어요.
Q : 어떻게 만드나요.
우선 홍차나 녹차를 우려 줍니다. 따뜻하게 우린 찻물에 설탕을 반 컵 정도 녹여주고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식혀주세요. 그동안 스코비를 키울 유리병을 소독합니다. 참고로 스코비는 병 모양과 크기에 맞게 자라요. 넓은 단지를 사용하면 스코비도 그 넓이만큼 옆으로 자라니, 대량 생산할 계획이 아니라면 구매한 스코비가 들어갈 정도의 적당한 유리병을 준비하는 게 좋아요.
5~7일 정도 지나면 발효액의 맛을 보고, 강한 탄산과 진한 맛을 원할 경우 며칠 더 발효하면 돼요. 집안 온도에 따라 발효도가 매번 달라지더라고요. 그러니 5일 후부터 발효 기간은 개인 취향에 따라 달리하면 돼요. 스코비는 그대로 두고 유리병에 담긴 발효된 찻물 즉 콤부차 원액을 다른 병에 옮겨 담습니다. 원액을 취향대로 물이나 탄산수에 희석해 마시면 맛있는 콤부차가 됩니다. 찻물을 우리고 섞는 과정이 성가시지만 인내만 있다면 정말 쉽고 간단해 누구나 만들 수 있어요.
층층이 쌓여있는 발효균, 스코비의 모습이다. 5일간의 발효를 마칠 때마다 스코비가 자라 점점 두꺼워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 임승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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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간의 발효 끝에 완성된 콤부차. 콤부차 원액에 약간의 탄산수를 섞어서 마시면 여름 더위가 싹 날아간다. [사진 임승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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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발효할 때 주의할 점은요.
내가 스코비를 산 곳은 비닐에 스코비와 배양액만 담긴 간단한 포장 형식으로 보내줬어요. 유기농 찻잎과 유기농 설탕까지 함께 구성한 세트도 판매해요. 나는 집에 여기저기 선물받고 구입한 각종 홍차와 녹차 잎이 많아서 스코비와 배양액만 구매했어요. 콤부차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아요. 유튜브에 ‘콤부차 만들기’를 검색하면 국내외 유튜버들이 올린 다양한 스코비 키우는 방법을 볼 수 있어요. 언택트에 익숙하지 않다면 공방에서 운영하는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배울 수도 있어요.
Q : 그래도 꽤 손이 많이 가잖아요. 이 과정을 통해 얻는 것이 또 있나요.
스코비는 생명체예요. 한번 발효했다고 해서 버리지 않아도 돼요. 일정 정도의 원액을 남겨두고 설탕을 녹인 찻물을 부으면 다시 발효가 시작돼요. 관리만 잘해준다면 끊임없이 공생이 가능해요. 반려 스코비가 되는 거죠. 콤부차를 직접 만들다보니 쓰레기 걱정도 없어요. 집에서 직접 발효하는 과정이 수고스럽지만 건강에도 좋고, 환경에도 해가 되지 않으니 뿌듯함이 이루 말 할 수 없고요.
한 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발효한 콤부차를 기호에 맞게 색다른 음료로 만들어 마시는 걸 추천해요. 신선한 과일을 넣고 2차 발효하면 계절에 어울리는 나만의 음료가 된답니다. 여름에는 복숭아나 자두를 넣어 2차 발효해서 마시기도 했어요.
여름에 맞춰 복숭아를 넣어 2차 발효한 콤부차를 만들어보았다. 1차 발효된 콤부차 원액에 제철과일을 썰어 넣고 이틀 정도 발효시키면 과일의 천연 단맛이 스며든다. [사진 임승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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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나만의 노하우가 더 있을까요.
처음 키운다면 일반적인 레시피로 도전해보세요. 익숙해지면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보세요. 차의 종류, 집의 온도, 유리병의 크기, 설탕의 종류와 양 등에 따라 미묘한 발효의 차이가 생겨요. 처음 발효할 땐 유기농 사탕수수 설탕을 유튜브에서 제안하는 양만큼 넣었어요. 맛을 보니 너무 달더라고요. 그 이후엔 내 기호에 맞게 설탕의 양을 줄이고 발효일을 이틀 정도 늘렸어요. 나만의 맛을 찾아 조금씩 발효 과정을 달리해보는 것도 재밌어요.
Q : 만들 때 어려운 점은 없나요.
가장 까다로운 것은 스코비 관리예요. 온도에 민감한 편이라 25~33도 사이를 유지하는 게 관건입니다. 여름철에는 문제가 없는데 겨울은 걱정이 돼요. 그리고 햇빛이 들지 않는 곳에 보관하되 스코비가 안전하게 자라도록 유리병을 옮기면 안 돼요. 신줏단지 마냥 귀하게 모셔야 해요.
앗, 발효 냄새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에요. 발효 과정에서 시큼한 양이 나와요. 식초처럼요. 부엌에 두면 이 냄새가 잔잔히 퍼지는데 바람 방향에 따라 유독 심하게 퍼질 때가 있어요. 이게 싫다고 뚜껑을 닫을 수도 없어요. 스코비가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느 정도 이 향에는 익숙해져야 해요.
왼쪽은 복숭아를 넣고 2차 발효 중인 콤부차, 오른쪽은 새롭게 발효를 시작한 콤부차다. 각각 발효를 시작한 날짜를 적고 해가 들지 않는 곳에 가만히 두었다. 며칠 간의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바쁜 일상에 건강함이 익어가는 시간이라 생각하면 뿌듯하다. [사진 임승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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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마실 때 주의할 점이 있다던데요.
무엇이든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 하루 3잔 이내로 마시라고 하더라고요. 이유는 산성이 강해서라고 해요. 그러니깐 꼭 희석해서 마시는 것도 중요하겠죠. 또 발효할 때 소량의 알코올이 같이 만들어진다니 이 점도 꼭 주의해야 할 것 같아요. 어린이나 임산부는 아무래도 피해야 하겠죠.
Q : 만들어 먹는 것과 완제품의 비용 차이는 얼마나 될까요.
제가 산 스코비는 인터넷에서 검색한 가격 중에서는 중간 가격대였어요. 2만원이 채 안 되는 금액이었는데 매우 만족해요. 시중에 판매되는 350mL 병에 담긴 콤부차 한 잔에 4000원 가까이 해요. 집에서 스코비를 키워 콤부차 원액을 만들면 일주일 만에 1.5L에 달하는 원액을 만들 수 있어요. 나는 원액과 탄산수를 2:1로 진하게 마시는 편임에도, 한번 발효하면 10잔 이상씩 마실 수 있거든요. 스코비가 잘 자라 양이 늘어나면 더 많이 만들 수도 있고요.
Q : 어떤 사람이 만들어보면 좋을까요.
건강한 먹거리, 뭐든 직접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해요. 그리고 생명체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사람도 만들어보면 좋을 거예요. 스코비도 생명체라 식물 키우듯 애정을 가지고 관심과 사랑을 주면 아주 잘 자란답니다. 우리 집 스코비도 지금 잘 자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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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지리뷰는...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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