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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연재] 아주경제 '아주 쉬운 뉴스 Q&A'

​[아주 쉬운 뉴스 Q&A] 테이퍼링이 뭔데 주식시장이 긴장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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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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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증시, 아니 세계증시를 크게 흔든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테이퍼링입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실제 테이퍼링은 실시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시행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코스피는 물론 미국 뉴욕 증시까지 크게 흔들렸습니다.

그런데 테이퍼링이 뭐길래 주식시장이 긴장하는 것일까요.

Q. 테이퍼링 리스크, 언제부터 부각됐나요?

지난 6월 16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를 할지를 논의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세계 증시가 고민에 빠졌습니다. '테이퍼링을 한다/안 한다'도 아니고, '테이퍼링을 논의했다'도 아닙니다. '논의할지를 논의했다'는 소식에 시장이 움직인다는 것은 테이퍼링이 정말로 중요한 이슈라는 것을 증명하는 방증입니다.

이후 주요 금융기관의 수장들이 모일 때마다 테이퍼링은 주요 화두였습니다. 논의가 있거나, 없거나 그 자체로 이슈입니다.

Q. 테이퍼링이 양적완화를 종료하는 것이라는데 양적완화는 무엇인가요.

지난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로 세계 경제는 위기에 빠졌습니다. 초강대국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경제가 좋지 않을 때 이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는 중앙은행이 시장에 돈을 풀어 경기를 활성화는 것입니다.

시장에 돈을 푸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기준금리 인하입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도 낮아지면서 저축을 하기보다는 돈을 출금하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이 돈이 흘러 경제를 활성화시킵니다. 이자 납부에 큰 부담이 없으니 대출을 받아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하려는 사람도 많아집니다.

이 방법이 무조건 통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기준금리를 낮춰도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중앙은행은 양적완화 정책을 펼칩니다. 중앙은행이 자산을 직접 매입하는 것을 양적완화라고 합니다. 중앙은행이 화폐를 찍어내고 그 돈으로 시중의 채권을 사들이는 것입니다. 미국은 물론 주요국이 대부분이 실시한 정책입니다.

Q. 양적완화는 언제까지 진행되나요.

양적완화는 영원할 수 없습니다. 시중에 돈이 끝없이 풀린다면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테니까요. 지난 2019년 말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경제가 크게 악화되었습니다. 전 세계는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정책을 모두 동원해 경제 부양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 백신이 공급되고, 이에 따라 코로나 19의 확산세도 잡혀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금리인하와 양적완화로 시장에 풀린 돈을 회수해야 할 시기가 온 것입니다.

Q. 그렇다면 양적완화의 종료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요

이제야 테이퍼링의 정의를 설명할 수 있는 질문까지 왔습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시장에 풀린 돈을 다시 거둬들이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금리인상과 테이퍼링입니다. 금리인하는 금리인상으로, 양적완화는 테이퍼링으로 막는 겁니다.

'테이퍼링'(tapering)이란 '점점 가늘어지다'라는 뜻입니다. 물이 콸콸 나오는 수도꼭지를 조금씩 잠가 물줄기가 가늘어지는 모습을 떠올리면 됩니다. 갑작스러운 공급 중단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으니, 차츰차츰 시장에 풀던 돈의 수도꼭지를 잠그는 겁니다.

최근 유럽의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는 0%로 계속 유지하지만 채권 매입 속도는 4분기부터 늦추기로 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테이퍼링이 아니다"라고 하지만, 그렇게 보이시나요?

Q. 테이퍼링 실시에 왜 주식시장이 긴장하나요?

금리인하와 양적완화가 이어지면서 최근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률은 4.2%로, 이는 13년 만에 최고치라고 합니다.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시장에 돈이 넘쳐나니 물가가 오른겁니다.

넘쳐나는 자금의 상당부분은 주식시장으로 흘러갔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주요국의 증시는 코로나 19 이후 역대 최고수준의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주요 증시 지표도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고 한국 코스피도 전인미답의 지수를 기록했죠.

투자자에게는 달콤했지만 테이퍼링이 시작되면 그동안 상승폭의 상당 부분을 반납해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테이퍼링은 필연적으로 금리 인상도 함께 입니다. 이때문에 테이퍼링을 언제부터 할 지 논의하는 것 만으로도 주식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주식은 대표적인 위험자산입니다. 주머니에 돈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매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긍적적인 부분이라면 테이퍼링의 논의 자체는 세계 경제가 살아난다는 뜻이라는 점입니다. 양적완화와 금리인하로 투자자들은 '알파'를 맛보았습니다. 솔직하게 말해 정상적으로 시장에서 생겨난 부가가치가 아닙니다. 정책에 따른 특별한 수혜였습니다. 경제가 회복한다면 다시 내놓는 게 맞습니다. 주기 싫어도 가져갑니다. 주식시장이 긴장하는 이유입니다.
강현창 기자 kanghc@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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