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카타르항공 여객기 이용해 미국인 등 100여명 카불서 도하로 이동
미국 철군 완료 후 첫 외국인 대피 항공기가 9일 카불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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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이후 처음으로 민간 항공기를 이용한 대규모 외국인 대피가 9일(현지 시각) 이뤄졌다. AFP 통신은 이날 오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국인 수십 명 등을 태우고 이륙한 카타르항공 여객기가 도하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카불 공항 관리를 인용해 이날 카불발 여객기에 탑승한 인원이 100여 명이라고 전했다. 미국 관리는 AP 통신에 익명으로 “미국인을 포함해 독일·캐나다·헝가리·영국 등 국적을 가진 외국인이 다수 탑승했다”고 전했다.
에밀리 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카불공항의 민간 항공기 운항과 관련해 “탈레반은 미국인들의 출국에 협조적이었다”며 “그들은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비행기를 제공한 카타르이 셰이크 무함마드 알사니 외무장관도 “탈레반이 공항 재개에 도움을 줬다”고 했다. 카타르는 탈레반을 국가로 인정하지는 않지만 2013년부터 탈레반 정치 사무국을 유치하며 관계를 유지한 덕분에 이번 항공편 운항 협조를 원활하게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탑승객은 AFP 통신에 “미국 국무부와 지속해서 접촉했고, 오늘 아침에 ‘카불 공항으로 가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캐나다 국적의 탑승객은 알자지라 방송에 “우리는 (여객기를 제공한) 카타르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고 했다.
카불에서 향후 일부 민간 항공편이 정기적으로 운행되며 외국인들의 출국이 가능해질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카타르 관리는 이날 아프간을 출국하는 이들을 태운 여객기가 일회성 항공편이 아니라 정기운항편이며 10일에도 운항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탈레반이 카불 공항의 민간 항공편을 정상 운영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현재 아프간에 여전히 100명 가량의 미국 시민권자가 출국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동맹국과 함께 이들의 출국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을 아프간전 종료 시점으로 선언했던 미국은 현재까지 자국민 6000명과 아프간 현지 조력자 등 모두 12만 4000명을 아프간에서 탈출시켰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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