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패에도 가능성 발견한 박항서호, 10월에는 중국 제물 삼아 첫 승 노린다

박항서 베트남축구대표팀 감독.출처 | 베트남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박항서호의 월드컵 최종예선 첫 등장은 강렬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9월 자국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종예선을 경험했다. 박 감독 부임 후 끝 없이 신화를 쓰는 베트남에게는 의미 있는 첫 발자국이었다.

예상대로 험난했지만 그렇다고 대단히 큰 수준 차이를 느끼지는 않았다. 베트남은 첫 경기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전반 3분 만에 꽝하이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후반 페널티킥을 허용하는 동시에 퇴장자가 발생하면서 역전패를 당하기는 했으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의미 없는 가정이지만 퇴장, 페널티킥이 없었다면 베트남이 의외의 결과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1차전서 중국을 3-0으로 완파한 호주를 맞아 선전했다. 전반 43분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더 이상 실점하지 않고 1골 차로 패했다. 오히려 호주를 긴장시킬 정도로 강력한 조직력과 빠른 공격 전개를 선보였다. 피지컬 차이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전보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지만 기대 이상의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

베트남 언론에서도 박항서호의 첫 항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탄니엔 뉴스는 ‘베트남이 호주를 상대로 잘 싸웠다’라면서 박 감독이 전술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가져가며 호주를 괴롭혔다고 보도했다. 베트남 선수 은곡 하이는 “베트남 동료들이 자랑스럽다”라며 호주전 선전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2연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두 경기에서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10월에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의 첫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베트남은 다음달 7일 중국과 3차전을, 12일 오만과 4차전을 치른다.

가장 유력한 1승 제물은 중국이다. 중국은 1~2차전서 호주, 일본에 패했다. B조에서 가장 강한 팀들을 만나 패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부진했다. 눈에 띄는 장점을 보여주지 못한 채 B조 최하위로 레이스를 시작했다. 베트남 입장에서는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다. 오만의 경우 일본을 이길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 상대다.

최하위로 떨어진 중국도 베트남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중국이 분명 거세게 저항하겠지만 9월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베트남이 중국을 두려워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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