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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임시 정부는 미국의 지명수배를 받는 인물들을 포함해 강경파가 대거 포진하고, 남자들로만 내각이 모두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오늘(8일) 발표된 아프간 임시정부는 1990년대 집권 당시와 2001년 이후 외국군과 싸우는 동안 조직에서 요직을 맡았던 인물들로 채워졌습니다.
정부 수반이 된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쿤드는 대외적 인지도는 낮으나 탈레반 창설자 무하마드 오마르와 가까우며 이전 탈레반 정부의 집권 말기에 수뇌부에 있었던 인물입니다.
또 탈레반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의 '2인자'로 여겨졌던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제1 부수반을 맡았고, 탈레반 창설자 오마르의 아들인 물라 모하마드 야쿠브는 국방부 장관에 내정됐습니다.
내무부 장관에 지명된 시라주딘 하카니와 난민·송환 장관으로 내정된 칼릴 하카니는 미국 연방수사국 FBI가 각각 1천만 달러와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고 오랫동안 수배해 온 요주의 인물들입니다.
특히 시라주딘의 아버지이며 칼릴의 형제인 잘랄루딘 하카니가 창설한 '하카니 네트워크'는 탈레반 연계 조직으로 다수의 테러 공격과 납치를 자행한 것으로 알려진 단체입니다.
이밖에 압둘 하크 와시크 정보국장과 물라 누룰라 누르 국경부 장관 등 미국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됐던 전력이 있는 4명도 고위직에 포함됐습니다.
여성의 경우 한 명도 내각 구성에 끼지 못했으며, 오늘 발표된 3쪽짜리 성명에서도 소수자와 소외계층 보호에 대한 언급은 있었지만, 여성의 권리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습니다.
AP통신은 "탈레반의 이번 내각 인선은 포용과 중용을 촉구하는 많은 목소리를 거스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정준형 기자(goodj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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