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디스커버리 채널 아태 콘텐츠 전략 겸 한·일총괄 제너럴 매니저(수석부사장·왼쪽)와 조설미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콘텐츠 총괄. 개국 1년을 맞이한 이들은 한국에 아시아 최초로 스튜디오 디스커버리가 설립된 것을 "의미 있는 성과"라고 꼽았다. [사진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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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500억원 투자. 2022년엔 20편의 오리지널 콘텐트 자체 제작’
지난해 9월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가 개국하며 내놓은 청사진이다. 지난 1년간 김희애·강호동·규현·조세호 등 정상급 연예인들을 섭외해 ‘잠적’ ‘골라자봐’ ‘마시는 녀석들’ ‘고생 끝에 밥이 온다’ 등 17개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내놨지만, 킬러 콘텐트는 없었다는 평가다. 이지영 디스커버리 채널 아태 콘텐츠 전략 겸 한·일총괄 제너럴 매니저(수석부사장)와 조설미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콘텐츠 총괄을 2일 만났다.
이 부사장은 비아콤·엔데몰·폭스네트웍스 등에서 아시아 배급과 포맷 비즈니스를 담당했고, 조 총괄은 소니픽쳐스·폭스네트웍스·월트디즈니 등에서 사업 기획 및 아시아 콘텐트 업무를 맡아 일하는 등 해외 콘텐트 시장에서 잔뼈가 굵었다. 둘 다 CJ ENM에서 글로벌 사업과 전략 기획을 담당한 전력이 있어 한국 콘텐트 제작 이해도도 높다.
Q : 지난 1년간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A : “가장 큰 성과는 스튜디오 디스커버리를 한국에 설립한 것이다. 디스커버리 그룹이 아시아 최초로 설립한 방송 제작사다. 한국의 제작력과 디스커버리 채널이 가진 다양한 포맷을 결합해 세계 시장을 공략해보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 넷플릭스는 자금을 투자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글로벌 협업체제를 구축하고 제작과 마케팅을 한다. 또 과거 해외 콘텐트를 재송출만 했을 때는 시청층 남녀 비중이 70:30으로 남성 중심이었는데 개국 후 45:55까지 균형을 맞춘 것도 만족스럽게 평가한다.”
Q : 확실한 킬러콘텐트가 나오지 않은 것이 아쉽지는 않나.
A : “킬러콘텐트가 나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리얼 라이프 엔터테인먼트’라는 채널 콘셉트를 쌓아갈 수 있었다는 점에 만족한다. 과거엔 남성 선호도가 높은 서바이벌이나 해외 다큐멘터리에 한정됐는데, 최근엔 리얼리티·음식·음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Q : 왜 한국에 아시아 최초의 스튜디오를 만들었나.
A : “동남아 콘텐트 시장에서 할리우드 작품이 30% 정도인데, 한국 콘텐트가 34%나 될 정도로 한류가 커졌다. 우리가 한국 시장에서 오리지널 콘텐트를 만드는 이유다. 이제 동아시아는 하나의 마켓으로 봐야 하고, 한국과 일본의 콘텐트가 동남아시아로 흐르게 되어 있다. 또 디스커버리 채널은 239개국 50개 이상의 언어로 방송되고 있다. 한류가 세계시장으로 나아가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
Q : 그렇다면 투자가 더 확대될까
A : “4월에 사이먼 로빈슨 디스커버리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한 인터뷰에서 ‘초반에는 500억원을 투자했지만, 한국에 대한 믿음이 있다. 예산 때문에 필요한 사업이 막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우리 PD들에게 요구하는 것도 당장 성공작을 내기보다는 ‘몇 번 정도 실패하더라도 일단 당신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 봐라’는 메시지다. 지금은 그것을 하나씩 테스트하는 단계다. 그래서 지금 상황에서 투자가 500억원이냐, 1000억원이냐는 큰 의미는 없다. 지금은 디스커버리 채널이 몇 번인지도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현실이다. 투자는 채널 파워를 키우고 준비가 됐을 때 하는 것이다.”
Q : 1년 동안 느낀 어려운 점이나 과제라면.
A : “여전히 사람들이 디스커버리에 대해 갖는 선입견이 있다. ‘디스커버리라면 다큐멘터리를 해야 하지 않나?’ 같은 시각이다. 그런데 채널 시대에서 OTT 시대로 바뀌면서 우리는 과거처럼 다큐멘터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푸드·스포츠 등 디스커버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다양하게 담으려고 한다. 실제로 디스커버리는 푸드네트웍스·TLC·애니멀플래닛 등 다양한 채널을 갖추고 있다. 이것을 한국의 제작력과 결합해 어떻게 하면 한국, 더 나아가서는 아시아에 통하는 콘텐트로 만들어내는지가 우리의 숙제다. 또한 채널 인지도나 파워가 약하다 보니 초반에 기존 방송국과 공동 제작 형식으로 만들어 내놨는데, 기대보다 디스커버리 채널이 제작했다는 것을 잘 모르더라. 공동제작이 우리에게 정말로 플러스가 됐는지도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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