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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강의실 한가운데 커튼... 남녀 갈라놓은 아프간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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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남녀를 구분하기 위해 커튼이 쳐져있는 아프가니스탄의 한 대학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는 모습. /트위터 Aamaj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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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강의실 한가운데 커튼이 쳐져있다. 남녀를 구분하기 위한 것으로,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대학의 풍경이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대학에서 커튼으로 남녀를 분리해 수업을 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이 가을 학기 개강을 앞두고 각 대학에 남녀 구분 지침을 전달해서다.

문서로 내려진 지침에는 히잡 착용, 여학생 출입문 구분, 여학생에게는 여교수가 강의하라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특히 남녀 따로 강의실을 배정하고, 강의실이 넓지 않은 경우에는 커튼으로 남녀를 구분하도록 했다.

때문에 카불과 칸다하르, 헤라트 같은 대도시에서는 대학생들이 수업을 들을 때 남녀를 구분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퍼지고 있는 사진을 보면, 카불의 아비센나대학 강의실의 한가운데 커튼이 드리워져 있다. 한쪽에는 남학생들이 모여 앉아있고, 다른쪽에는 히잡 차림의 여학생들만 모여있다.

학생들은 불만을 터트렸다. 카불대의 안질라는 로이터통신에 “커튼을 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강의실에 들어갈 때 끔찍했다. 20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했다. 탈레반은 1996~2001년 집권 당시 여성이 학교에 가는 것을 금지하는 등 여성을 탄압한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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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를 구분하기 위해 강의실에 커튼을 친 아프가니스탄 대학의 모습. /트위터 Aamaj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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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해당 지침이 탈레반의 공식 입장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 탈레반 간부는 커튼으로 교실을 구분하는 게 “한 명의 교수가 양쪽 학생(남녀)에게 강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일부 대학에서는 탈레반의 지침을 준수하기 위한 고육책도 내놓고 있다. 헤라트대학의 한 언론학 교수는 1시간짜리 강의를 30분씩 나누기로 했다. 여학생을 먼저 가르치고, 이들이 나가면 남학생에게 강의를 하는 방식이다. 개강 첫날인 6일, 수강생 120명 중 출석한 학생은 30명에도 못 미쳤다. 많은 학생들이 아프간을 빠져나간데다, 탈레반의 언론 통제도 영향을 미쳤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교수는 “학생들이 매우 불안해했다”며 “새 정부가 규정을 발표할 테니 학생들에게 수업에 나와 공부하라고 말했다”고 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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