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보 “BTS·엑소 등 팬계정 정지…스타 추종 안 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가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을 무더기 정지시켰다. 최근 연예계와 팬덤 문화를 겨냥한 중국의 단속이 한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관찰자망은 웨이보가 지난 5일 연예인에 대한 비이성적 응원 글을 퍼트려 잘못된 행동을 유도한 한국 연예인 팬 계정 21개를 30일간 정지시켰다고 6일 보도했다. 정지된 계정 명단에는 방탄소년단(BTS)과 엑소(EXO), NCT 등 아이돌 그룹과 해당 그룹 멤버들의 개인 팬클럽 계정, 아이유와 레드벨벳 슬기, 블랙핑크 멤버 로제와 리사 등 인기 연예인들의 팬클럽 계정이 망라됐다. 웨이보는 공지를 통해 “비이성적인 스타 추종 행위를 단호히 반대하고 엄정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웨이보는 정지된 팬클럽 계정이 어떤 문제를 일으켰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한국 연예인들의 팬클럽 계정만 대거 포함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았다.
웨이보의 이 같은 조치는 BTS 멤버 지민의 중국 팬클럽이 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거액을 모금해 비행기 래핑 광고 등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자 해당 팬클럽 계정을 60일간 정지시킨 직후 나왔다.
앞서 중국 공산당 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위원회 판공실은 지난달 27일 무질서한 팬덤 관리 강화 방안을 통해 미성년자가 연예인을 응원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을 엄금하고,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이 팬클럽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관리 규정에 따르면 팬들이 돈을 모아 연예인에게 선물을 주는 ‘조공 문화’도 모두 제재 대상이 되는 셈이다. 당초 중국 연예인과 팬덤 문화를 겨냥한 것으로 보였던 엔터테인먼트 산업 규제와 정화 작업이 한류 문화와 한국 연예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매체들은 지민 팬클럽 사례를 예로 들며 한국 연예산업을 직격하고 나섰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일부 한국 기획사들이 중국 팬들의 아이돌 추종 문화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중국 규제정책에 도전하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외국 기관에 대해서도 관용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기사를 실었다. 펑파이도 이날 관련 기사에서 “팬덤 문화가 자본 주도하에 이익사슬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팬덤을 관리하는 것은 장기적이고 다국적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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