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일주일 전 같은 요일에 비해 100여 명 감소한 1천375명을 기록했다. 확진자가 하루 2천여 명씩 쏟아진 얼마 전과 견주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이다. 문제는 4차 대유행이 시작한 지난 7월 초부터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 수위까지 올렸는데도 신규 확진자 숫자가 두 달 넘게 여전히 네 자릿수에서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며칠 전 현행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인 현행 거리두기를 다음 달 3일까지 연장했는데 이 기간에도 의미 있는 변곡점을 만들지 못할 경우 일상 회복의 길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백신 접종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정부는 추석 연휴 전까지 전 국민의 70%인 약 3천600만 명을 대상으로 1차 접종을 끝내겠다고 밝혔으나 수급 불안이 여전한 만큼 해외 백신 제조사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충분한 물량 확보에 온 힘을 쏟아주기를 바란다. 이날 기준으로 국내 누적 1차 접종자는 전체 인구의 58.4%,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사람은 34.6%로 아직은 섣불리 '위드 코로나'를 본격화할 계제가 아니다. 접종률이 우리보다 높은 영국이나 미국에서도 여전히 하루 수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가 공식화하지는 않았으나 이번에 다시 연장된 거리두기에는 단계적 일상 회복을 염두에 둔 대목들도 이미 포함돼 있다. 수도권 등 4단계 지역 식당·카페의 매장 내 영업 종료 시간을 오후 9시에서 10시로 연장한 것이나 예방접종 완료자에 대해 사적 모임 관련 인센티브를 확대한 것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국민의 일상을 회복하는 쪽으로 방역 정책을 전면 전환할 생각이라면 유행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잡을 수 있는지, 중환자 병상과 치료 인력 등 의료 자원은 충분한지, 백신 접종을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는지 등을 철두철미하게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방역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깊은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 장기간의 영업 제한으로 생존권을 위협받는 자영업자들은 인내심의 한계 속에서 최근 본격적으로 집단행동에 나설 움직임까지 보인다.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을 모색하는 것도 그런 배경이겠지만 사회 전반의 경계심이 떨어져 확산세가 다시 불붙을 경우 정책 취지와는 정반대로 자영업자들이 힘겹게 이어온 희망의 불씨마저 꺼트릴 수 있다는 점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방역 기조를 완화하더라도 정부의 대비 태세는 더욱 굳건해야 하고, 국민들도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높은 시민 의식을 바탕으로 개인 방역 수칙을 한층 철저히 지켜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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