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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여대생, 눈 빼고 다 가려라” 이게 탈레반의 여성 존중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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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도심에서 5일 부르카를 입은 것처럼 전신을 가린 아프간 여성이 출퇴근 직장인을 상대로 필기구를 팔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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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여대생의 복장과 수업 방식 등을 규제하는 교육 규정을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간 여성들이 목숨을 걸고 거리로 나와 여성 인권 보장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탈레반은 아랑곳 않고 강도 높은 여성 억압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4일 탈레반 교육 당국은 아프간 사립 대학에 다니는 여성들에게 적용되는 새로운 교육 규정을 발표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여대생들은 아바야를 입고 니캅을 써야 한다. 이슬람권에서 여성들이 입는 아바야는 얼굴을 제외하고 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긴 통옷이고, 니캅은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가린다. 이 같은 법령은 탈레반의 아프간 첫 통치가 끝난 2001년 이후 급증한 사립 대학들에 적용된다.

수업은 남녀 학생을 구분해 진행하도록 규정했다. 모든 대학교의 강의실에서는 최소한 커튼을 쳐 남녀 공간을 분리해야 한다. 또 여학생들은 여성 교원에게서만 수업을 받아야 하고, 여성 교원 확보가 어려운 경우 교단에 섰던 경력이 있는 노인 남성으로 대체하도록 했다.

여학생들은 수업 후 남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기 전까지 교실에 머물러야 한다. 남녀 출입구도 분리해야 한다. 아프간의 한 대학 교수는 AFP에 “탈레반이 발표한 내용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계획이다”며 “우리는 충분한 여성 교원이나 교실 공간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교육규정이 최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AFP는 과거 여성들이 고등 교육을 받지 못하도록 막았던 탈레반이 여성들이 학교나 대학에 가도록 허용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현지 전문가를 인용해 전했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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