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양곤-친쉐호 거쳐 린창-청두까지
중 서부 내륙과 인도양 연결하는 ‘경제회랑’
중 특사 미얀마 방문 등 군부와 접촉면 넓혀
중국 서부 내륙과 미얀마의 인도양 연안지역을 연결하는 육·해상 운송로가 지난달 25일 첫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사진은 중국 국경지역에서 화물을 옮겨 실은 뒤 열차가 출발하는 모습.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 누리집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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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쿠데타 발생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었던 ‘중국-미얀마 경제회랑’ 사업이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중국 쪽 특사가 미얀마를 방문해 군부 지도부와 회담을 한데 이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양국 간 육·해상 운송로도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의 5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서부 내륙지역과 미얀마 서남부 인도양 연안 지역을 연결하는 ‘중국-미얀마 경제회랑’ 1차 시험 가동이 지난달 25일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중국 쪽은 두차례 더 시험 가동을 한 뒤 이르면 내년 안에 정상 가동에 들어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싱가포르에서 인도양 북동부 안다만해를 거쳐 미얀마 양곤항으로 들어온 컨테이너 60여개가 육로를 이용해 국경지대인 샨주 친쉐호로 옮겨졌다”며 “이어 육로로 국경을 넘어 중국 윈난성 린창에 도착한 화물은 열차편으로 쓰촨성 성도 청두까지 운송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중국 동남부 지역을 통한 기존 운송로보다 편도 20일 이상 운송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앞선 2017년 11월 미얀마를 방문해 아웅산 수치 당시 국가 고문과 양국 간 육·해상 운송로를 연결하는 경제회랑 건설 사업에 합의한 바 있다. 중국-미얀마 경제회랑은 중국 서부 윈난성 쿤밍~루이리를 거쳐 미얀마 무세~만달레이~짜욱퓨를 연결하는 노선과 만달레이~양곤을 잇는 노선 등 두가지다.
미얀마 매체 <이라와디>는 “중국-미얀마 경제회랑을 통해 중국 쪽은 해상 운송량이 집중된 믈라카 해협을 우회해 싱가포르와 연결되는 해상 운송로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믈라카 해협 일대는 미국이 영향력이 강하다는 점에서 중국으로선 안정적인 해상 운송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적 고려도 깔려 있다. 중국은 이번에 시험 가동에 들어간 양곤 노선 외에 미얀마의 또 다른 인도양 연안지역인 라카인주 짜욱퓨에서도 심해항과 특별경제구역 개발 사업도 진행 중이다.
경제회랑 시험 가동이 쑨궈샹 중국 외교부 아시아 담당 특사의 미얀마 방문 기간에 맞춰 이뤄진 것도 눈길을 끈다. 쑨 특사는 지난 2월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이후 현지를 방문한 중국 최고위급 인사로, 방문 기간(8월21~28일) 동안 민 아웅 흘라잉 등 군부 지도부들과 잇따라 회견을 했다.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비판하며 각종 제재에 나선 서구 각국과 달리 중국은 그간 정세 안정을 강조하며 ‘내정 불간섭’ 입장을 고수해왔다. 최근 들어선 코로나19 백신 350만회분과 호흡기용 산소 공급에 나서는 한편 농업·과학 교류 등 21개 사업에 600만달러를 지원하는 등 지원하는 등 미얀마 군부와 접촉면을 넓혀왔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전문가의 말을 따 “쑨 특사의 방문 시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미얀마 상황이 악화할수록 군부는 중국이란 ‘생명줄’을 적극적으로 붙잡으려 들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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