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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技術'의 현대중공업, 조선업 '슈퍼사이클' 타고 IPO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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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은 2일 온라인 기업설명회를 갖고 '친환경 선박의 퍼스트무버(First Mover), 선제적 투자 통한 초격차 달성'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비전 달성을 위해 친환경 미래 선박 기술 개발과 스마트 조선소 구축, 해상 수소인프라 투자 등을 미래 핵심 3대 사업으로 선정, 이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방안과 상장 이후의 계획 등을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최대 1조 800억원 규모인 IPO 조달자금 중 약 7600억원을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초격차 기술 확보에 투자한다.

세부적으로는 친환경 선박 및 디지털 선박 기술 개발에 3100억원,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3200억원, 수소 인프라 분야에 1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는 수소 및 암모니아 선박, 전기추진 솔루션, 가스선 화물창 개발 등에 집중해 고부가가치 선종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디지털트윈 등 디지털선박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급성장이 예상되는 자율운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

이와 더불어 2030년까지 생산에 IT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조선소를 구축해 효율적인 생산체계와 안전한 야드를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해상 수소 인프라 시장 선점을 위해 업계 최고 조선해양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상 신재생 발전 및 그린수소 생산, 수소 운송 인프라 분야에 투자를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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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신규 수주 바탕‥안정적인 재무구조 강조

현대중공업은 비전 달성을 위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신규 수주 증가로 선수금 유입이 늘어나며 순 차입금 비율은 34.9%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내 주요 조선사 평균인 107.9%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현대중공업은 우량한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수주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7월 말까지 조선해양부문에서 59척 86억 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액(72억 달러)을 20% 초과 달성했다.

이는 2014년 이후 같은 기간 수주량 중 역대 최고치다. 또 지난달 24일 머스크사로부터 세계 최초로 1조 6500억원 규모의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을 수주하는 등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해운 리서치 기관인 영국 MSI(Maritime Strategies International)에 따르면, 글로벌 조선 시장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불황에서 13년 만에 반등, 2025년까지 글로벌 신조 시장 수요가 연 평균 약 16% 성장하는 등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판매자시장(Seller’s Market)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사장은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조선사업과 엔진사업을 바탕으로 글로벌 조선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며, "친환경 미래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지난 50년에 이어 다가올 50년에서도 조선업계 1위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IPO를 통해 전체 지분 20% 규모인 1800만주를 신주 발행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그룹 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일~3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한 후 6일 최종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며, 7~8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해 오는 1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의 공모가 밴드는 5만 2000원~6만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4조 6160억원~5조 3260억원이다. 공모 주식수는 1800만주로 상장 후 총 주식수는 8877만 3000주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8조 3120억 원의 매출과 325억 원의 영업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을 기록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우리사주 초과청약 예약‥흥행 물꼬 트나
현대중공업은 원활한 공모 진행을 위해 우리사주조합 청약일인 7일에 앞서 지난달 23~27일 직원 대상 사전청약을 진행했는데 배정액의 2배 가까운 신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은 공모주식의 20%인 360만주로, 희망 공모가액에 따른 규모는 1872억~2160억원이다.

현대중공업의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이 모두 완판될 경우 이는 올해 조 단위 IPO를 실시한 기업 중 최초가 된다.

우리사주조합 실권은 직원 수가 적어 1인당 배정액을 소화하기 힘들거나 밸류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될 경우 발생한다. 현대중공업은 직원 수가 1만3000명에 달하고, 밸류도 적정하다는 평가를 받아 실권 리스크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황 개선세 뚜렷‥IPO 흥행 호재로 작용

최근 조선업황 개선도 상장 흥행 조짐에 힘을 보태고 있다.

10여 년 만에 도래한 '슈퍼사이클'로 발주가 크게 늘고 있고, 하반기 들어 시황이 개선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연료 운반선에 현대중공업이 강점을 보이는 것도 상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2023년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친환경 선박 수요가 크게 느는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이 메탄올선 등 관련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 전망이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 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연도별 선가지수 및 발주량이 올들어 반등하고 있다. 2021년 현재 신조선가지수는 145.77로 2010년(141.58) 이후 처음으로 140을 넘어섰다. 신조선가지수란 새로 만든 배의 가격지수다.

현대중공업의 수주 실적도 올들어 8월말까지 잠정 65척, 106억달러로 집계됐다.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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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제작 엔진, 기술력 바탕‥친환경 선박 수주 지속가능성↑

현대중공업은 엔진 자체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엔진 가치만 약 2조원에 달한다.

현대중공업 및 신한금융투자 집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대형 선박용 엔진 점유율은 35.6%, 중형 엔진 점유율은 25.8%로 글로벌 1위다. 환경규제로 발주 비중이 상승 중인 LNG 선박 엔진 점유율은 45%, 메탄올 이중연료(DF) 엔진 점유율은 100%로 시장 선점을 완료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현대중공업이 상장 이후 공모가 대비 50%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해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제시했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엔진 가치와 부유식 해상풍력, 그린수소 사업 진출, 수주 호황기 생산성 극대가 추가 상승의 근거"라면서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운임상승으로 선박 발주 시장 호황이 오래갈 수 있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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