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전 대변인은 오는 10일 발간되는 ‘승부사 문재인’이라는 책에서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당시 4·15 총선을 앞둔 가운데 청와대 내부에서 이런 논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강 전 대변인은 당시 상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던 배경에 대해 “총선을 한 달 남겨놓은 상황에서 무슨 시비가 걸릴지 몰라 언론에는 알리지 않았었다”고 책에서 밝혔다.
2020년 3월 30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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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전 대변인이 밝힌 바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차 재난지원금 지급 시점을 놓고서도 김상조 실장, 이호승 당시 경제수석에게 “총선 이후로 미룰 수는 없다. 정책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실효성이 있다면 국민이 동의한다. 그것은 포퓰리즘이 아니다”라고도 했다고 한다.
지난해 3월 30일 문 대통령은 “정부는 지자체와 협력해 중산층을 포함한 소득 하위 70% 가구에 대해 4인가구 기준으로 가구당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직접 밝혔었다. 기획재정부도 “소득 하위 70%까지 지급하기로 한 것이 정부 공식 입장”이라고 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4월 6일 “긴급재난지원금을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전 국민에게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 대통령이 내놓은 입장을 일주일 만에 여당이 뒤집은 것이었다. 총선을 9일 남겨둔 때였다.
당시 미래통합당 등 야권에선 이것이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지적하면서 “나라 살림을 망치는 악성 포퓰리즘이자 매표(買票) 행위” “고무신·막걸리 선거” “3·15에 이은 4·15 부정선거”라는 등의 비판이 나온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외에도 홍남기 당시 경제부총리를 향해 “비상대권을 가졌다고 생각하라”라며 “사상 유례없는 전권을 가진거다. 동원할 수 있는 수단 다 허용하라”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경제라인에 확장 재정 정책의 시의성을 강조하면서 “다 지나고 경기부양책을 쓰면, 갈 데까지 가버리고 나면 대책이 무슨 소용이냐”는 말도 했다고 한다.
책을 쓴 강 전 대변인은 이날 종로구 통의동의 한 책방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실을 ‘착시’가 아닌 ‘직시’하자는 관점에서 책을 썼다”며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신뢰 형성이 훼손된 부분에 대응하기 위해 있는 사실만 전달하려고 했다”고 했다.
출판사 메디치미디어는 책 소개에서 “코로나 사태를 맞아 그동안 언론을 통해 보도되지 않았던 문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의 노력을 상세하게 엿볼 수 있다”며 “코로나 정국을 타개하기 위한 대통령의 고뇌와 결단, 전략가로서의 면모 등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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