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연봉 4700만 보장"…높아진 배송 수요에 치솟는 배송기사 몸값

머니투데이 이재은기자
원문보기

"연봉 4700만 보장"…높아진 배송 수요에 치솟는 배송기사 몸값

서울맑음 / -3.9 °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마켓컬리, 쿠팡, SSG닷컴 등 새벽배송 업체들…주문량 증가에 '정규직 전환·연봉·인센티브' 등 내걸어]

16일 오전 서울 시내의 쿠팡 캠프에서 배송 기사들이 배송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2020.3.16/뉴스1

16일 오전 서울 시내의 쿠팡 캠프에서 배송 기사들이 배송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2020.3.16/뉴스1


새벽배송업체들의 '배송기사 모시기' 경쟁이 뜨겁다. 코로나19(COVID-19)으로 배송물량과 배송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풍부한 배송기사 확보'가 곧 '배송경쟁력 유지'와 동의어가 됐기 때문이다. 새벽배송업체들은 정규직 전환, 인센티브, 연봉 보장 등을 통해 배송기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2015년 출범한 뒤 처음으로 배송직원 공개채용에 나섰다. 오는 9월10일까지 샛별배송 차량 운전·배송 업무를 수행할 '샛별크루'를 뽑는다. 세자릿수 인원을 공개채용한다. 그동안 마켓컬리가 정규직 샛별크루를 일부 운용해오긴 했지만, 대규모로 채용하는 건 처음이다.

이는 물류를 안정적으로 운용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마켓컬리는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수한 조건도 제시했다. 마켓컬리 본사에서 6개월 동안 계약직으로 근무한 후 마켓컬리 물류 자회사 프레시솔루션 소속이 되고, 프레시솔루션 계약직 근무 후에는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 특히 연봉 약 4700만원(기본급 및 각종 수당 포함)에 배송 실적에 기반을 둔 성과급이 추가 지급된다. △입사 후 1개월 만근 시 보너스 100만원 지급 △출퇴근 차량 지원 △배송 시 유류비 전액 지원 △연간 140만원 복지포인트 제공 △경조사 지원금 △건강검진 등의 혜택도 내걸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코로나로 배송 물량이 크게 증가한 만큼 이를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배송 인력을 충원하기로 했다"면서 "이를 통해 샛별배송 지역 내에서 서비스 안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마켓컬리가 이 같은 조건을 내건 건 쿠팡, SSG닷컴 등 경쟁사와 대비해 배송기사를 끌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4단계까지 격상되며 주문량이 크게 늘어 서비스에 차질이 발생했다. 쿠팡은 앞서 4단계 격상 이후 주문량이 늘어 배송을 제시간에 완료하지 못하자 메인 화면에 배송지연 안내를 띄웠다. 마켓컬리도 "배송지연이 발생했다"며 "약속드린 시간 안에 상품을 배송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안내 문자를 수차례 발송한 바 있다.


쿠팡도 로켓프레시, 로켓배송 등 자체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팡 배송기사(쿠팡친구)의 복지를 부각하며 배송기사 끌어모으기에 열심이다. 쿠팡은 유튜브 채널에 관련 내용을 올려 복지를 홍보한다.

쿠친은 쿠팡이 100% 직고용한 '쿠팡 직원'으로, 주 5일 근무, 연차휴가 15일, 연간 130일의 휴일을 보장받는다. 쿠친을 시작하면 6주의 수습기간을 거쳐 2년간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이후 일정 심사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아울러 △건강 이상시 최대 4주 유급 휴식 제공 △4대보험 적용 △차량 제공 △유류비 지원 △통신비 제공 △퇴직금 등의 혜택도 있다. 수습부터 정규직 모두 근무조건과 복리후생 등을 똑같이 적용받는다. 쿠친 연봉은 연차에 따라 3500만~48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SSG닷컴 배송기사가 서울 시내에서 배송 업무를 하고 있다.  2020.8.14/뉴스1

SSG닷컴 배송기사가 서울 시내에서 배송 업무를 하고 있다. 2020.8.14/뉴스1


경쟁사인 마켓컬리, 쿠팡 등이 정규직에 높은 연봉 등을 내걸고 기사 모집에 나서자 SSG닷컴도 분주해졌다. SSG닷컴은 자체 물류자회사가 없는 만큼 CJ대한통운, 한진 등 운송사와 위탁계약을 맺고 위탁사가 개인사업자인 배송기사를 모집해 배송을 운영한다. SSG닷컴이 직접 기사들을 고용해 관리하는 구조가 아닌 만큼 그동안은 SSG닷컴은 각 택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기사들 복지 증진에 나섰지만, 경쟁사가 파격적 복지를 내거는 등 배송기사 수급 상황이 긴박해지자 SSG닷컴도 직접 나섰다.


SSG닷컴은 지난 8월31일 네오센터·PP센터 배송을 실시하는 운송사들과 '배송 협의회'를 정례화해 배송기사의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한다고 밝히면서, 검토 중인 보상안을 공개했다. △배송기사 인센티브 지급 △ 기본 운송료 인상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해 고중량 배송 금지(생수의 경우 기존 36ℓ에서 24ℓ으로 조정) △출하 환경을 개선위한 네오센터 설비 증설 등의 내용이 제시됐다.

한 새벽배송 e커머스업체 관계자는 "현재 새벽배송업체들 간 개발자 인력난에 이어 배송기사 인력난이 발생한 상황"이라면서 "배송기사를 풍부하게 보유해야 배송지연 등 서비스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만큼 당분간 배송기사 몸값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