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시위대가 2월8일 2·1 군사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기 위해 양곤 시내에 모였다. 양곤 |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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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지난 2월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최소 110명이 군사정권에 저항하다가 구금된 뒤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미얀마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다가 체포·구금된 뒤 숨진 정치범들이 최소 1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 자료를 인용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협회는 미얀마 전역의 구금 사례를 다루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실제 구금 중 사망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110여명 중 최소 77명은 체포된 지 24시간 이내에 구금된 상태에서 숨졌으며, 수십명이 고문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양곤 파베단 타운십(구)의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지역 사무국 의장인 킨 마웅 랏(58)은 3월6일 자택에서 군부에 체포됐고 다음날 사망했다는 소식이 가족에게 전해졌다. 가족은 그가 구금됐을 당시에는 건강 상태가 좋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사가잉 지역 깔레에서 오토바이 수리점을 운영하던 민 민(39)도 5월24일 별다른 이유 없이 군부에 의해 구금됐고 다음날 숨졌다. 가족들은 그의 시신에서 멍 자국과 심각한 외상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청한 민 민의 친척은 희생자 가족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며 “흘린 피를 모두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도소 내 의료 지원이 부족해 숨진 이들도 상당하다고 AAPP는 전했다. 시민 불복종 운동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 3월 체포된 킨마르 이(50) 사가잉 지역 밍인시 개발위원회 전 위원장은 당뇨, 심장병 등이 있었지만,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해 지난달 숨졌다. 문민정부 집권당이었던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중앙집행위원 냔 윈은 인세인 교도소에 수감 중 코로나19로 사망했다
AAPP에 따르면 2월 쿠데타 이후 군부 폭력에 의한 사망자는 전날 기준 1038명으로 1000명을 넘어섰다. 민간인 7600명 이상이 체포됐으며 그중 최소 6005명이 여전히 구금돼 있다. AAPP는 전날 ‘국제 강제실종 희생자의 날’을 맞아 낸 성명에서 “6000여명 중 82%는 알 수 없는 장소에 구금돼 있다”며 “강제 실종은 최악의 반인도 범죄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아웅 묘 민 국민통합정부(NUG) 인권부 장관은 “미얀마 국민에 대한 군부의 범죄는 집단 학살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지난 2월1일 쿠데타를 일으키고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NLD 소속 정치인들을 대거 구금했다. 전국에서 쿠테타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졌고 군부는 저항하는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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