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으로 미 석유 생산 15% 감소
유가 지난해 4월比 80% 급등…“인플레 악화”
30일(현지시간) 초강력 허리케인 ‘아이다’가 휩쓸고 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라피트 주택가가 물에 잠겨 있다. 라피트=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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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를 덮친 허리케인(열대성 저기압) ‘아이다’가 고공행진 중인 국제유가에 상승 압력을 더하고 있다. 허리케인 경로에 위치한 멕시코만 일대의 주요 석유 시설이 폐쇄되면서, 원유생산뿐 아니라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에는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3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배럴당 0.7% 오른 69.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0월물 브렌트유도 전거래일보다 0.58달러(0.80%) 상승한 73.2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허리케인 아이다 여파로 멕시코만 해안 석유 생산 시설 가동이 멈추면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이다는 지난 29일 최고 풍속 240㎞로 루이지애나와 걸프 연안을 강타해 최소 1명이 사망하고 100만 가구에 정전 사태를 일으켰다.
미국 안전환경집행국(BSEE)에 따르면 아이다가 상륙하면서 하루 174만1000배럴의 생산이 중단됐다. 미국 전체 생산량의 15%에 달하는 규모다. 멕시코만 인근 천연가스 생산도 94%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멕시코만 지역 정유 공장 회복이 더뎌지면서 향후 유가 가격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은 FT에 “허리케인으로 인한 해양 석유 생산은 며칠 만에 회복되지만, 정유 공장 재가동은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릴 수 있다”며 “당분간 미국 내 정유 산업의 높은 마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FT는 허리케인 여파로 루이지애나주의 석유화학 시설이 강제 폐쇄돼, 향후 전 세계 플라스틱 공급에 또 다른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루이지애나주에는 엑슨모빌, 다우 등 대형 석유화학 생산공장이 집결해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저점 이후, 유가가 고공행진하고 있어, 아이다 발(發) 유가 상승 압력이 미국의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CNN 비즈니스는 유가가 코로나19로 인해 저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4월 이후 80% 가까이 오른 상황이라고 전했다.
CNN 비즈니스는 “유가가 상승하면서 이미 미국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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