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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전두환과 노태우

“전두환, 7년 전부터 기억력 감퇴...광주 가면서도 ‘이 재판 뭐냐’고 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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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90) 전 대통령이 7년 전 전부터 기억력 감퇴 증상이 나타났으며, 최근에는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발언이 30일 법정에서 나왔다.

조선일보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두환 씨가 9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3번째 재판을 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김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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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공보비서관을 지낸 민정기 전 비서관은 이날 광주지법에서 열린 전 전 대통령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4년 무렵 전 전 대통령이 이미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이고 있었느냐”는 전 전 대통령 변호인 질문을 받고 “자꾸 했던 말을 되풀이하셨다. 나이 탓일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예를 들면 몇십 년 전 배운 바둑 실력은 그대로인데 5분 전 나와 바둑둔 것은 기억하지 못한다”며 “같은 장소에서 바둑 두며 차도 마셨는데 저더러 ‘혹시 바둑 둘 줄 아나?’라고 물어보셨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이 지난해와 올해 이 사건 재판 피고인 신분으로 광주지법에 출석했을 때도 “(전 전 대통령은) 차 안에서 수십번 ‘어디 가느냐’고 묻는다”고 했다.

민 전 비서관은 “불과 몇 분 전 말씀 드렸을 때 다 알아들으셨는데 또 ‘광주 가느냐. 이 재판이 뭐냐’고 묻는다. 오래 전 기억도 사라지고 있지만 최근 기억은 저장 자체가 안 되는 상태”라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최근 건강악화로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가 12일 만에 퇴원했었다. 이와 관련 민 전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은) 입원했다가 퇴원한 사실을 모르고 줄곧 사저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 명예훼손)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작년 11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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