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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북한, 7월 초 영변 원자로 재가동 징후…재처리 시설도 사용 중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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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북한, 7월 초 영변 원자로 재가동 징후…재처리 시설도 사용 중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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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그간 가동을 중단했던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 내 원자로를 지난 7월 초부터 재가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국제원자력기구(IAEA) 연례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은 과거 영변의 5㎿e 원자로를 돌려서 나온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핵무기에 사용되는 플루토늄을 생산했다. 미국 정부는 해당 보고서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IAEA는 최근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영변 원자로에 대해 “7월 초부터 냉각수 방출을 포함해 원자로 가동과 일치하는 징후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5㎿e 원자로 근처에 있는 폐연료봉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연구소가 가동된 정황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플루토늄을 새로 추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영변 원자로가 2018년 12월부터 지난 7월 초까지는 가동됐다는 정황이 없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원자로를 포함한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는 대가로 유엔 안정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해제를 제안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에 더해 ‘플러스 알파’를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

IAEA는 영변 원자로와 방사화학실험실 가동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IAEA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연구와 국제적인 공동관리를 위해 설립된 유엔 산하 국제기구로서 북한에서 핵활동에 대한 사찰을 진행하다가 2009년 북한의 요구로 모두 철수한 상태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WSJ에 “북한은 이미 상당한 양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것은 북한이 현 보유고를 늘리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핵과학자로 북한을 직접 방문해 핵프로그램을 시찰한 적이 있는 지그프리트 헤커 박사는 북한이 플루토늄 또는 고농축우라늄을 활용한 핵무기를 20~60기 보유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북한의 영변 원자로 재가동 징후는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외교적 관여에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은 “영변 핵단지 핵심 시설의 가동 중단은 김정은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영변을 폐쇄하겠다고 제안했던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이 재가동은 그가 핵합의 가능성을 낮게 본다는 징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IAEA 분석에 대해 “이 보고서는 우리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대화와 외교의 긴급한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이 당국자는 “비핵화와 관련한 모든 사안과 보고된 활동을 다룰 수 있도록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면서 “북한에 관련된 진전에 대해 동맹 및 파트너와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북한의 영변 원자로 재가동은 위험에 처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이란핵합의(JCPOA) 복원 협상과 더불어 바이든 정부 외교 정책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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