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사퇴가 시간이 갈수록 정치인의 양심을 건 '결단'이 아닌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도망'으로 비춰지는 모습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잇단 부동산 투기의혹 공세에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기 의혹 의원 25명 중 유일하게 사퇴를 선언한 윤 의원을 지지하던 누리꾼들의 목소리도 변하고 있다. 사퇴 이전에 수사를 통해 확실하게 해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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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의혹으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가운데 이준석 대표가 기자회견장으로 찾아와 윤 의원을 만류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1.8.25/뉴스1 |
부동산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사퇴가 시간이 갈수록 정치인의 양심을 건 '결단'이 아닌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도망'으로 비춰지는 모습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잇단 부동산 투기의혹 공세에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투기 의혹 의원 25명 중 유일하게 사퇴를 선언한 윤 의원을 지지하던 누리꾼들의 목소리도 변하고 있다. 사퇴 이전에 수사를 통해 확실하게 해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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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윤 의원, KDI 재직시 내부정보 활용한 것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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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윤 의원의 부친이 세종시 농지를 사고도 실제로 경작을 하지 않았다며 농지법 위반 혐의 등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의원이 부친의 농지 구입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며 징계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윤 의원은 대선 레이스 하차와 함께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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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윤 의원의 부친이 세종시 농지를 사고도 실제로 경작을 하지 않았다며 농지법 위반 혐의 등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의원이 부친의 농지 구입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며 징계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윤 의원은 대선 레이스 하차와 함께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사퇴 직후만 하더라도 강단있는 결단이라며 윤 의원의 결정을 존중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그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새롭게 제기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민주당은 윤 의원의 KDI(한국개발연구원) 근무 경력을 문제 삼았다. 그의 부친이 세종시 인근 3300평 규모의 농지를 매입한 시점과 윤 의원이 KDI에 근무한 시점이 일치하는 만큼 KDI 내부 정보를 이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이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 의원 부친께서 샀다는 땅의 위치, 그리고 그 땅의 개발과 관련된 연구나 실사를 윤희숙 의원이 2016년까지 근무했던 KDI가 주도했다는 사실이 하나둘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의원 부친이 사들인 땅 근처의 세종시 산단 후보지 현장실사와 예비타당성조사를 윤 의원이 근무하던 KDI가 맡았었다"며 "단순히 농지법, 주민등록법 위반한 게 아니다. 경찰 수사가 필요한 사안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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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 주장과 엇갈리는 부모 인터뷰…"투자 목적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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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양이원영 무소속 의원이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의원직 자진사퇴를 밝힌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을 상대로 검찰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8.26/뉴스1 |
윤 의원 부모의 인터뷰도 부동산 투기 의혹에 불을 지피고 있다.
윤 의원의 모친 A씨는 전날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경위로 땅을 매입하게 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남편이) 이 땅이 앞으로 개발 되면 쓸모가 있겠다고 했다"며 "공기도 좋으니 앞으로 살 집을 마련해보자며 남편이 토지를 샀다"고 답했다.
윤 의원의 부친 B씨는 전날 JTBC와의 인터뷰에서 "투자할 데를 모색하다 신문을 보니까 (세종시에 건물이) 나와 있었다. 방이 8개더라"며 "8개를 임대료 방세 받으면 먹고 살겠다 싶어 그것을 보러 갔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투자 목적으로 갔다가 농지 얘기를 듣고 구입하게 됐음을 밝힌 것이다.
이어 "(땅을 사면) 앞으로 산업단지가 생기고 그 건너 뭐 전철이 들어오고…"라며 "농사를 지으려고 생각했는데 농사 짓다가 보면 이럴 수도 있겠더라는 욕심이 생겼다"고 회고했다.
윤 의원이 지난 25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아버지가 농사를 지으려고 땅을 산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한 것과 정반대되는 답변이다. 민주당 측은 해당 투자 정보의 출처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이원영 무소속 의원은 2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여든이 다 되신 부친께서 서울 동대문구 인근에 사는데 세종시에 3000평이 넘는 농지를 구매했다. 이 정보를 도대체 어디서 구한건지 해명해야 한다"며 "전형적인 투기"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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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 수사 피하려 사퇴하나"…누리꾼도 "해명이 너무 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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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26일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에 위치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부친의 농지. 윤 의원의 부친은 지난 2016년 5월 이 일대 농지 3300여평을 8억원에 구입했으며 현재 호가로 약 18억원까지 뛴 것으로 알려졌다. 2021.8.26/뉴스1 |
이 때문에 윤 의원 사퇴의 진의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이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본인이 떳떳하면 특수본(합동특별수사본부) 수사를 받아서 부친 땅과 연관이 없음을 입증하면 될 텐데 수사를 피하려 하는가"라며 "의원직 사퇴하신다면서 사퇴 여부는 왜 민주당에 떠넘기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의원직을 던지는 건 도망가는 자세"라며 "어쨌든 의혹을 해명하는 게 책임 있는 정치의 첫 번째 자세"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페이스북에 "먼저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히고, 필요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결과에 따라 합당한 책임을 지면 될 일"이라며 "과잉된 정치 액션(사퇴)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2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투기의혹을 직접 해명하겠다고 밝혔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한 누리꾼은 "'나와 상관없어 모른다', '너무 오래됐다', '친정아버지와 30년째 관계가 끊겠다' 등 해명 요지가 너무 뻔하다"며 "뻔뻔하고 속보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누리꾼은 "모든 수작이 안 통하고 역풍이 부니 또다른 거짓말로 거짓말을 엎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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