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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이슈 만화와 웹툰

웹툰 보고, 치킨 시켰더니… 주식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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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도 스며든 株式]

카카오웹툰·요기요·이마트24…

추첨으로 주식 증정 행사 잇따라

“가능성 높은 복권처럼 여겨져”

조선일보

카카오웹툰에 연재 중인 주식 웹툰 ‘흑우’ 속 주식 급매수 장면에 카카오웹툰 주식 응모권을 합성했다. 이 응모권은 20일 만에 1000만장이 나갔다. /ⓒ늙슬·KAKAO WEBTOON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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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株主)를 모십니다.”

이달 출범한 카카오웹툰은 회원 확장을 위한 사은품으로 자사 주식(株式)을 걸었다. 출석 체크나 퀴즈 풀이에 참여하면 추첨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주식 1주를 교환할 수 있는 응모권을 1000명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당첨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추후 상장 6개월 뒤 주가가 반영된 주식을 지급받게 된다. 관계자는 “독자를 주주로 확보해 충성도 높은 관계를 설정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주식 응모권은 20일 만에 약 1000만장이 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이 새로운 호객용 사은품으로 등장했다. 다음 달까지 치킨을 세 번 이상 주문하면 추첨으로 1등에게 교촌치킨(교촌에프앤비) 주식 50주를 증정하는 배달 업체 ‘요기요’처럼, 개미들의 주식 열망을 부추겨 지갑을 열게 하는 전략이다. 이마트24는 “주식(主食) 먹고 주식(株式) 받자”를 구호로 내걸고 이른바 ‘주식 도시락’을 지난달 내놨다. 4900원짜리 도시락 안에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9개 종목 주식 1주를 무작위로 받을 수 있는 쿠폰을 넣어놓은 것으로, 출시 3일만에 물량 2만개가 동났고, 2차 행사 역시 완판됐다. 증권사와 협업한 이 같은 호객 타깃은 소액 투자에 적극적인 젊은 세대다. 이마트24 분석 결과 이 도시락을 구매한 고객의 72%가 20~40대였다.

주식 접근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볼거리·먹거리 시장으로까지 퍼져나가는 모양새다. 이 같은 확산에는 불황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사은품 목록에 흔히 오르는 자동차·세탁기 등 값나가는 물건보다, 현실적으로 더 가까워보이는 상품에 열광하는 사행 심리가 작동했다는 것이다. 올해 서울대에 처음 개설되는 주식심리학 강의를 맡은 심리학과 오성주 교수는 “서민들에게 주식이 현실적으로 가능성 높은 복권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라며 “큰돈은 멀리 있고 작은 돈은 가까이 있다는 현재 편향 심리가 작동한 셈”이라고 말했다.

[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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