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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금법 개정안 시행 한 달 앞두고…업비트 뺀 가상화폐 거래소들 ‘전전긍긍’

아시아경제 공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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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금법 개정안 시행 한 달 앞두고…업비트 뺀 가상화폐 거래소들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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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코인원, 거래하던 농협과 실명계좌 확보 못해 속앓이
코빗도 신한은행 실명계좌 확보 불투명
계좌확보 못하면 폐업 가능성

[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 시행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업비트를 제외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여전히 신고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다. 실명계좌를 아직 발급 받지 못한 거래소는 물론, 실명계좌를 운영 중인 거래소도 신고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오는 9월25일이 도래하기 전까지 금융당국에 신고를 못한 거래소는 원화 거래가 막히거나 실명계좌를 발급 받지 못한 경우엔 폐업까지 고려해야 한다.

25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금융위는 25개 거래소를 대상으로 현장 컨설팅을 한 결과 특금법 신고 요건을 확보한 거래소는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밝혔다. 거래소들이 신고 절차조차 밟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금융위의 강경한 입장 때문이다. 지난 4월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이 가상화폐 열풍에 대해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이야기해줘야 한다"고 말하는 등 가상화폐에 부정적 시선을 드러내며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단호한 금융위 속 향방 엇갈리는 가상화폐 거래소
금융위의 강경 기조 속에서도 신고 요건인 실명계좌 확인서를 두고 거래소들의 향방이 갈리고 있다. 지난 20일 업비트는 최근 케이뱅크로부터 실명계좌를 확보하고 금융정보분석원에 가상화폐 거래소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업비트가 가장 먼저 신고 절차를 밟을 것이란 관측은 나왔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였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업비트는 현재 심사에 따른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아직 실명계좌 확인서를 확보 못한 빗썸과 코인원은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실명계좌 계약을 해왔던 NH농협은행이 ‘트래블 룰’ 체계를 구축하기 전까지 가상화폐 입출금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트래블 룰이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가상화폐를 송금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정보를 모두 수집해야 하는 의무를 거래소에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특금법 시행 전까지 체계 구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특성상 해외간 거래도 발생하기 때문에 트래블 룰을 구축하려면 해외 거래소와 공조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빗썸과 코인원이 실명계좌 확인서를 쥐고 있는 은행 측에 강하게 요구할 순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입출금 중단 시 시세 왜곡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신고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빗썸과 코인원의 입장이 난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에서 실명계좌를 발급 받아왔던 코빗에도 불똥이 튀었다. 아직 실명계좌 확인서를 발급 받지 못한 데다 빗썸과 코인원의 좋지 않은 상황에 휘말리는 형국이다. 다만 코빗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트래블 룰 구축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며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명계좌 발급 받지 못한 거래소는 폐업 가능성…남은 한 달 간 실명계좌 확보에 사활 걸 듯
지금까지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했던 거래소들도 남은 한 달 간 실명계좌 확보에 사활을 걸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BNK부산은행과 실명계좌 발급을 위해 접촉했다가 무산된 고팍스 측은 여러 은행과 조심스레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고팍스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실명계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라며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인력, 시스템 구성은 갖춰졌다"고 강조했다.

이에 가상화폐 업계에선 금융위의 강경한 입장이 산업의 침체 또는 독과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금융위가 일관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위가 일관된 원칙대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까지와 달리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다면 오히려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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