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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위기의 LCC, 국제선 부진·출혈 경쟁·유가상승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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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선 여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여전히 국제선 수요 부진, 출혈경쟁, 유가상승 등의 악재에 돌파구 마련이 어려운 모양새다.

22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선 여객 수는 184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308만이었던 작년 1~7월 대비 40.7% 늘어난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7월의 여객 수 1874만명과 비교하면, 34만명(1.8%) 차이로 2년 만에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비즈

공항 내 저비용항공사(LCC) 발권 데스크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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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올해 상반기 LCC들의 실적은 부진했다. 제주항공(089590)은 상반기 매출 1169억원, 영업손실 1585억원을 기록했다. 진에어(272450)는 매출 1073억원에 영업손실 1089억원, 티웨이항공(091810)은 매출 920억원에 영업손실 801억원, 에어부산(298690)은 매출 796억원에 영업손실 966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선 여객 수요 회복에도 LCC들이 1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한 데는 수익성이 높은 국제선 여객 수요가 여전히 부진 탓이 크다. 올해 1~7월 국제선 여객 수는 148만명으로 같은 기간 5353만명을 기록했던 2019년 대비 97% 쪼그라 들었다. 1319만명을 기록했던 작년과 비교해도 89% 줄었다. 국제선은 국내선보다 고정비 차이는 적은 데 비해 운임이 높아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LCC 간의 출혈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빈 항공기를 띄우느니 염가에라도 항공권을 팔겠다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이달 18일부터 24일까지 회원을 대상으로 항공권 할인 이벤트를 실시해 국내선 편도 항공권을 1만2900원부터 판매한다. 진에어는 카드사와 제휴를 맺어 이달 18일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탑승하는 국내선 항공편을 대상으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티웨이항공도 다음 달 5일까지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권을 할인 판매한다.

설상가상으로 국제 유가까지 오르면서 고정비 지출도 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통합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77달러로 지난해 8월보다 70.7% 상승했다. 제주항공은 유가가 5% 상승하면 15억원, 티웨이항공은 유가가 10% 상승하면 26억원가량의 지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등 자금 수혈에 나서고 있지만, 국제선 중심의 여객 수요가 회복하지 않는 이상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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