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연재] 아주경제 '아주 쉬운 뉴스 Q&A'

[아주 쉬운 뉴스 Q&A] 유통가 몰리는 메타버스, 정부 규제사항은 없나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유통업계가 '신대륙'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미래 잠재고객인 Z세대를 '록인(Lock-in·잠금)'할 수 있는 기회의 땅 메타버스를 선점하기 위해서죠. 메타버스 주 이용층인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대상으로 브랜드와 신제품을 홍보해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고, 현실 세계에서의 실제 구매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됩니다.

문제는 Z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상품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사실과 광고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건데요. 때문에 학부모들은 자녀의 무분별한 노출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부는 육성책 외에는 별다른 규제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는 "메타버스 자체의 진흥 여부가 아니라 메타버스의 여러 가능성들이 안전하게 시도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예측 가능한 안전장치 안에서 신산업·신서비스가 발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때 촘촘한 사전규제부터 만들어서 신산업을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했던 과거의 정책적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입법부에서는 메타버스와 관련해 어떤 검토를 하고 있는지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이슈와 논점'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아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우리 아이가 메타버스에 빠져 있어요. 메타버스가 무엇인가요?

A. 메타버스란 초월,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연동된 가상의 세계라는 뜻입니다. 가상세계에서 아바타의 모습으로 구현된 개인이 서로 소통하고 돈을 벌고 소비하고, 놀이·업무를 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사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양방향으로 연동하는 개념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메타버스 열풍 뒤에는 미래의 소비 잠재력을 갖고 있는 Z세대와 코로나19가 있습니다. 디지털에 익숙한 Z세대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메타버스를 교류의 장으로 택하기 시작했죠. Z세대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보여지는 자신을 현실에서처럼 중시합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계정 등에서도 실제의 자신이 아닌 메타버스를 앞세운 계정을 운영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패션아이템뿐 아니라 먹고 마시는 모든 현실의 요소가 메타버스 속 '아이템'이 될 수 있는 것이죠.

네이버가 2018년 9월 론칭한 서비스 '제페토'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제페토는 3D 아바타를 기반으로 한 가상 세계 플랫폼으로 전 세계 2억명(글로벌 유저 90%, 10대 유저 80%)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제페토 내에서 가상의 친구들과 게임, 파티, 콘서트 등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이 가능합니다. 유저들은 제페토 스튜디오를 통해 패션아이템을 제작하며 나만의 맵을 만들어 사람들이 방문하게 만들고 광고를 적용해 돈을 벌기도 하죠.

Q. 현재 국내 관련 정책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메타버스 자체가 입법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고, 다만 정부 정책을 통해 지원이 시작되고 있는 단계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원이 필요한 이슈를 발굴하기 위해 XR 관련 기업·기관과 함께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결성했습니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의 후속조치로 시작되었으며, 메타버스 관련 기기·네트워크·플랫폼·콘텐츠 기업들이 모여서 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상호 협력을 논의하는 장입니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기술동향 공유, 법제도 정비방안 검토, 기업간 협업을 통한 메타버스 플랫폼의 발굴·기획 등을 담당할 예정입니다.

Q. 해외에서는 어떤 정책들을 고려하고 있나요?

A. 외국은 메타버스 자체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XR에 관한 디바이스·콘텐츠 육성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공공부분 ICT R&D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다양한 XR 기술개발 및 활용을 추진 중입니다. 국방부는 육군 훈련에 XR 기술을 활용하고, 국토안보부는 응급상황 대응을 위한 가상훈련플랫폼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4대 디지털 핵심 기술로 XR를 지정하고, 지역 클러스터 기반으로 XR 산업 발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XR 기술을 활용해 산업·사회·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실감경제(Immersive Economy) 개념을 제시하면서 범용기술로서 XR의 역할과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중앙정부가 전략형 신흥산업 육성을 위한 XR 확대 정책을 펼치고, 지방정부별로 지역 맞춤형 XR 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베이징·난창·허베이 등 중국 동부지역에 VR·AR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XR 체험부터 창업 생태계 조성까지 XR 산업 발전을 위한 폭넓은 지원을 추진 중입니다.

Q. 이용자 보호 관점에서의 국내 정책은 없나요?

A. 네 아직까지 없습니다. 메타버스는 개인간 상호관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모욕·비하·인신공격과 같은 개인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요 이용자인 10대에 대한 아동 성범죄(아바타 스토킹, 아바타 몰카, 아바타 성희롱 등)의 우려가 크죠. 이러한 문제들이 기존 블로그·SNS 환경과 메타버스에서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고, 그 차이에 맞는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 이용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는 메타버스에서 아바타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 아바타의 사적 공간에 동의를 구하지 않고 들어가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문제, 다른 사람의 아바타에 폭력적 행동을 하는 문제, 아바타가 가상공간의 사물(건물, 조형물, 차량 등)을 훼손하는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제도적·윤리적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정보와 경험의 적절성 확보 차원에서도 검토할 것이 있나요?

A. 메타버스 환경에서는 상품이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이 사실을 표현한 것인지 광고인지 명확하게 구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메타버스 주요 이용자인 MZ세대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상품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사실과 광고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아이템이 대가를 받고 노출한 광고인 경우에는 분명하게 표시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용자가 메타버스에서 사회를 학습하게 되는 상황에 대비해 사회적 규범에 맞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미래 세대가 온라인 공간에서 잘못된 경험을 하게 될 경우, 자칫 이것을 사회적 규범으로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와 사회의 경험이 줄어든 청소년들이 직면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아동・청소년들이 메타버스를 포함한 온라인 공간에서 균형잡힌 사회관을 배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접근성과 법률 정합성 강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요?

A. 모든 사람이 메타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은 MZ세대, 특히 10대가 메타버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이 강화될 경우 장년층 및 노년층의 메타버스 이용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향후 메타버스가 일상생활의 플랫폼으로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계층들이 메타버스에 어려움 없이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현재의 법・제도와 메타버스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메타버스에서 이루어진 활동에 대한 현실적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상거래가 이루어질 경우 과세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메타버스에서 이루어지는 창작과 표현물에 대한 권리는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메타버스 시스템이 해킹되거나 침해될 경우 이용자 보호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이 대표적입니다.

서민지 기자 vitaminji@ajunews.com

- Copyright ⓒ [아주경제 ajunews.com] 무단전재 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