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미국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MLB 경기에서 오타니 쇼헤이가 시즌 40호 홈런을 날렸다. 오타니는 마운드에서도 8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AP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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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투수와 타자를 병행하며 신드롬을 만들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역사를 썼다. MLB에서 뛴 아시아 타자 역대 최초의 40홈런. 그것도 본인이 마운드에서 완벽한 에이스로 활약한 날 벌어졌다. 야구 만화 주인공도 하지 못하는 일이다.
오타니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경기에 1번 타자로 나서 네 번째 타석에서 오른쪽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날렸다. 7월까지 홈런 37개를 날렸던 오타니는 이달 들어 17경기에서 2홈런으로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결국 리그 홈런 타자의 상징인 시즌 '40홈런'을 만들어냈다.
오타니 전까지 아시아 타자 최다 홈런은 2004년 마쓰이 히데키가 뉴욕 양키스에서 달성한 31홈런이었다. 오타니는 이미 7월 초 아시아 기록을 새로 썼으며 아직 올 시즌은 40경기나 남은 상황이다. 체력적인 부담이 따르는 시즌 후반임을 감안해도 120경기에서 40홈런을 만들어낸 만큼 산술적으로 홈런 50개도 달성할 확률이 높다. 소속팀 에인절스 구단 역대 최다 홈런은 2000년 트로이 글로스의 47개로 이 기록 역시 오타니가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오타니의 기록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이 경기는 오타니가 선발투수로 나선 가운데 치러졌다. MLB 타자들을 상대로 마운드에서 90개 공을 전력투구하면서 타자로 출전해 120m 이상의 큰 타구를 날린 것. 오타니는 이날 8이닝 1실점 탈삼진 8개를 잡아내며 타석에서만큼 압도적인 실력을 선보였다. 에인절스가 3대1로 승리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혼자서 1승을 만들어낸 경기였다.
올 시즌은 오타니의 훌륭한 신체 조건(193㎝, 95㎏)과 천부적인 야구 재능이 폭발한 시즌이다.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하고 2018년 MLB에 진출한 오타니는 더 높은 레벨의 리그에 왔음에도 어릴 적부터 해왔던 '이도류'를 포기하지 않았다. 데뷔 해에 투수로 10경기(51.2이닝)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3.31과 4승을 따냈고 타석에선 타자로 104경기(367타석)에서 22개 홈런과 OPS(출루율+장타율) 0.925를 기록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스즈키 이치로에 이어 두 번째로 MLB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1년에 162경기나 치르는 장기 레이스에서 엄청난 체력을 요구하는 투타 겸업은 몸에 무리를 일으켰다. 2019년과 2020년 투수와 타자 기록 모두 데뷔 해에 비해 크게 떨어졌고 부상으로 경기 출전 수도 크게 줄었다. '결론적으로 실패했다'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평가 속에 오타니는 올 시즌을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 타율 0.268에 40개 홈런(리그 전체 1위), OPS 1.015를 기록 중이다. 동시에 마운드에선 평균자책점 2.79와 8승을 거뒀다.
지금까지 투타 겸업으로 가장 준수한 성적을 냈던 건 '야구의 신'으로 추앙받는 베이브 루스가 1919년 기록한 선발 9승에 29홈런이다. 오타니가 올 시즌 2승만 추가하면 올 시즌 리그 최우수선수(MVP)는 물론 MLB 130년 역사에 다시 없을 시즌을 만든 선수가 된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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