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13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를 찾은 가입자들이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2021.8.13/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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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할인 혜택으로 100만명 이상 가입자를 끌었던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자본잠식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무리해 할인상품권을 발행한 탓에 지난해까지 누적결손금만 200억원에 달했다.
18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머지홀딩스(머지플러스 전신) 재무제표(2020년 말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손실 135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결손금 191억원이 발생했다. 부채는 312억1000만원에 달했다. 포인트 부채(포인트 선결제) 등 미지급금만 307억원이다. 머지홀딩스의 자본금은 2억8000만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자본 잠식은 회사 초기부터 이어졌다. 머지홀딩스는 2019년에도 당기순손실 55억8000만원, 부채 101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결손금이 64억5000만원이 발생하며 자본 총계는 -61억7000만원이었다.
머지홀딩스는 회사 문을 연 2017년(당기순손실 2억7200만원)과 이듬해인 2018년(당기순손실 5억9100만원)에도 수억원을 적자를 기록,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당기순손실 2억7200만원, 2018년 당기순손실5억9100만원이었다.
쉽게 말해 납입자본을 다 쓰고 빚만 남은 상태라 회사가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130억원대 손실을 기록한 배경에는 무분별한 판매촉진비 사용이 있었다. 지난해 판매촉진비로만 약 112억원을 썼다. 2019년에도 판매촉진비로 약 36억원을 소진했다.
판매촉진비는 대부분 할인상품권에 썼다. 주요거래처인 스마트콘, 티몬, 페이즈 등을 통해 할인상품권을 발행했는데 비용 대부분을 머지홀딩스가 감당했다.
머지포인트측은 최근 금융당국의 재무제표 등 관련자료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결국 금융당국은 머지포인트에 대한 검경 수사를 의뢰했다. 머지포인트는 8월 말까지 선불전자지급업 등록을 완료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머지포인트가 정식 등록을 하려면 재무제표 등 사업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머지포인트 사업 구조를 명확하게 밝히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검경에 수사 의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머지포인트는 편의점, 대형마트, 외식 체인점 등 전국 2만개 제휴 가맹점에서 '20% 할인 서비스'를 무제한 제공하는 서비스다. 2019년 1월 서비스를 시작한 뒤 100만명의 누적 가입자를 모았다. 1000억원 이상의 머지머니를 발행하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하지만 머지포인트가 미등록 업체였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머지포인트 측은 사업을 대폭 축소했고 머지포인트 사용처가 대부분 사라졌다. 가입자 수백명이 본사를 방문해 환불을 요구했다.
머지포인트는 3억원에 못미치는 자본금으로 1000억원 이상 규모의 할인상품권을 발행했다. 이를 두고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폰지사기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말한다.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는 지난 6일 공지문을 통해 "고객 예치금과 회사 운영 자금을 철저히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구독, 광고, 수수료 매출규모가 인건비 등의 운영지출보다 현저히 높다"고 해명했다. 이어 "관련 이슈를 완전히 해소하고 4분기부터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려 한다"며 "정확한 시기는 안내할 수 없지만 최대한 이용자가 선호하는 브랜드로 찾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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