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8일(현지 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협상에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협상단장으로 참석한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AFP 연합뉴스 |
탈레반의 ‘2인자’이자 ‘실질적 지도자’인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17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에 입성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카타르에 머물던 바라다르는 자신이 이끄는 탈레반 대표단과 함께 이날 오후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고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바라다르가 입국한 칸다하르는 아프간의 2대 도시이자 옛 수도다. 탈레반이 근거지로 삼았던 곳이기도 하다.
바라다르는 1968년생으로 알카에다의 수괴 오사바 빈 라덴의 측근 출신이다. 탈레반 창설자 중 한 명으로, 대외 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작년 9월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 협상에 대표로 참석했다.
바라다르의 귀국을 놓고 AP통신은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탈레반의 새 통치 체제 발표가 임박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접수 이후 강경 이슬람 근본주의를 고수했던 이전과는 다른 유화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이날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전을 선언하며 “우리는 복수하지 않겠다”고 사면령을 발표했다.
그는 “탈레반은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며 여성의 취업과 교육도 허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어느 정도 수준에서 여성의 권리가 존중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편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의 소재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다른 탈레반 지도자들이 외국에서 투쟁한 것과 달리 아쿤드자다는 아프간 전쟁 내내 아프간에 머문 것으로 추정된다.
[오경묵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