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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꽝? 상관 없다" 1시간만에 완판된 미얀마 온라인 복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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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에 맞서는 민주진영 국민통합정부(NUG)가 발행한 온라인 복권 '승리의 봄'

판매 시작 1시간만에 매진…구매 열기에 판매 돌연 중단되기도

"수익 70%는 군부 맞서 파업하고 있는 사람들 위해 쓰인다"

아시아투데이

군부 쿠데타에 맞서고 있는 미얀마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가 판매하고 있는 ‘승리의 봄’ 복권의 로고. NUG측은 해당 복권 판매로 얻는 수익의 70%를 쿠데타에 저항해 파업중인 사람들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 밝혔다./사진=승리의봄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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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꽝이어도 상관없어요. 혹시라도 당첨된다면 전액을 다시 기부할 겁니다.” 군부 쿠데타에 맞서고 있는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가 발행한 온라인 복권을 구매한 미얀마 양곤 대학교 강사였던 A씨는 아시아투데이에 “복권이라곤 하지만 나를 포함해 구매한 사람들 대부분이 NUG에 성금을 보낸다는 생각으로 샀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민통합정부가 발행한 온라인 복권 이름은 ‘승리의 봄’이다.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 직후부터 미얀마 국민들은 군부에 저항하며 공무원·교사·의료진과 일반 노동자 등 각계각층이 파업을 벌이는 등 시민불복종운동(CDM)에 돌입했다. 특히 시민들은 2월 22일을 ‘봄의 혁명’ 날로 정하고 총파업과 대규모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러한 혁명 끝에 승리의 봄이 올 것이란데서 착안한 이름이다.

17일 현지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지난 15일 첫 판매를 시작한 승리의 봄 복권은 한시간 만에 ‘완판’됐다. 5만장의 복권이 매진되며 거둬들인 수익은 1억짯(한화 약 7000만원)이다. NUG는 온라인 복권 판매를 통해 군부에 항의하며 파업중인 공무원 등 CDM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NUG 측은 “판매수익의 70%는 군부에 맞서 파업하고 있는 사람들을 지원하는데 쓰이고 나머지는 복권 당첨금으로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라와디는 이같은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림자 정부가 복권을 판매한 것은 미얀마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이를 향한 미얀마 국민들의 지지도 전례가 없다”고 평가했다. 한시간 만에 매진됐지만 구매 문의가 쇄도하자 주최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열렬한 성원에 감사드린다. 구매하고 싶은 분들은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앞서 미얀마 군부는 국영신문을 통해 해당 복권을 구입하는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정부 관계자는 NUG의 복권을 ‘불법 복권’이라 규정하며 “판매하는 사람과 구매하는 사람,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복권 구매 결제가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만큼 중앙은행이 금융거래 관련자들에 대해 엄중 조처할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나 군부의 경고에도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오히려 복권 판매 이틀째인 16일에는 약 7만장의 복권이 팔렸다. 구매 행렬이 이어지며 시스템 과부하로 판매가 돌연 중단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A씨는 본지에 “구매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NUG에 힘을 실어주고 싶어한다. 복권 구매란 방식으로 성금을 보내는 것”이라며 “복권 구매 열기가 곧 민주화 열기인 셈”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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