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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싱크홀' 이광수, 기분 좋은 변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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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광수 /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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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본업과 만난 배우 이광수는 친근했던 예능 속 모습과 사뭇 달랐다. 웃음기와 장난기를 거둔 그는 누구보다 진중했으며 열정이 가득했다. 어딘가 낯설지만 신선한 매력이다. 기분 좋은 변화를 맞이한 이광수다.

2008년 10월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로 데뷔한 이광수는 이듬해 '지붕 뚫고 하이킥'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디어 마이 프렌즈' '탐정: 리턴즈' 등에서 활약한 그는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 10년간 고정 멤버로 뛰어난 예능감을 뽐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본업으로 돌아왔다. 바로 영화 '싱크홀'(감독 김지훈·제작 더타워픽쳐스)을 통해서다. '싱크홀'은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버스터다.

이광수는 참신한 소재를 지닌 '싱크홀'에 마음이 이끌렸다. 그는 "싱크홀이라는 사건이 제가 잘 모르던 부분이기도 하고 처음 보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더 많이 궁금했고, 표현에 있어서 더 자유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또 그 안에서 상황에 맞게, 유쾌하게 표현된 것들이 소소한 재미였다"고 전했다.

작품 속 싱크홀이란 소재는 낯설지만, 극 중 인물들은 어딘가 낯이 익고 친숙하다. 그중 이광수가 연기한 김대리 역은 관객들의 공감을 사는 인물 중 하나다. 김대리는 위에서 치이고, 아래에서도 치이는 직장인으로서 상사의 집에 왔다가 싱크홀로 추락하는 인물이다.

이광수는 김대리 역에 대해 "상사들에 인정받지 못해 후배들한테만은 인정을 받고 싶어 하지만 그러지 못해서 자격지심이 있는 친구다. 그래서 뾰족한 말과 행동을 하고 본인의 삶을 만족하지 못하는 친구"라며 "인정받지 못한 김대리는 날선 행동이 강하다는 착각을 하는 사람 같았다. 저도 그런 적이 있어 공감이 갔다"고 설명했다.

모난 부분은 작품이 흐를수록 점점 깎이고 부드러워진다. 이광수는 "그런 뾰족한 친구가 싱크홀에 빠져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김대리의 성장을 그려내며 섬세한 감정 연기를 뽐낸 이광수는 체력을 요하는 촬영에도 최선을 다했다. 이광수에겐 재난 영화 '싱크홀'이란 쉽지만은 않았던 도전이었다. 그는 "'싱크홀'이 재난 영화다 보니 현장에 먼지 같은 게 많았다. 또 겨울에 여름을 배경으로 촬영하느라 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또 짐볼 세트 위에서 촬영을 했는데 제가 유독 멀미가 심한 편이라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스태프와 배우들과 합심해 자신의 한계를 깨부순 그다. 그는 "감독, 스태프들이 재난물 경험이 많았다. 그래서 상황에 맞게 대처, 배려를 잘 해주셨다. 1인용 욕조, 멀미약 등을 준비해 주셨다"며 "그러한 배려와 따뜻함이 감사했다"고 전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게도 고마운 점이 많다. 그는 배우 차승원, 김성균, 김혜준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하며 그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먼저 차승원에 대해서는 "제가 고등학생 시절 모델 연수를 받을 때, 차승원의 사진과 영상 등을 참고했다. 그런 분을 실제로 보니 설렜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적으로도 배운 게 참 많았다. 차승원을 보며 나도 저런 선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덧붙엿다.

이어 "김성균은 정말 좋은 사람의 표본 같았다. 주변에서 김성균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듣기도 했다. 이번 현장에서 같이 한 김성균은 너무나도 편하고 사람 냄새가 나는 형이었다"고 전했고, 김혜준에 대해서는 "정말 당차고 건강한 배우였다. 모두가 김혜준과 친해지고 싶어 했다. 정말 많이 준비를 해 오고 본인의 생각을 잘 표현하는 배우였다. 참 많이 이야기를 나누며 촬영을 했다"고 언급했다.

'싱크홀'은 배우 이광수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이광수는 촬영장에서 휴대폰을 보지 않고 오로지 작품에만 집중해 감독의 큰 칭찬을 받기도 했다고. 이에 대해 이광수는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감독님이 절 칭찬해 주셨다. 휴대폰을 보지 않아 고맙고 존경스럽다고 해주시더라"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원래 현장에서 휴대폰을 잘 안 보는 편이긴 한데 한 번도 안 보진 않는다"며 "그런데 감독님이 그렇게 얘기를 해 주셔서 그 뒤로 휴대폰을 봐야 할 상황에서도 보질 못했다"고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좋은 인연과 추억을 선물해 준 '싱크홀'은 이광수에게 잊지 못할 작품이 됐다. 그는 "촬영 후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지금도 배우, 감독, 스태프들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며 "또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개봉한 영화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은, 또 추억이 많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싱크홀'을 경험 삼아 또 다른 재난물에 도전해 보고 싶은 용기도 생겼다. 그는 "재난물은 상상력이 연기가 되는 장르다. 실제 대본을 보면서 상상을 많이 하기도 했다"며 "그런 상상을 하며 호흡한 게 재밌었다. 끝나고 나서도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또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광수는 과거 교통사고로 인한 재활 치료를 위해 10년간 활약했던 '런닝맨'에 하차한 바 있다. 그는 건강 상태를 묻는 질문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해 주셔서 감사하다.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될 정도"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곧 철심을 빼는 수술을 앞두고 있다. 수술 후에는 재활도 열심히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런닝맨'에서 부각된 유쾌하고 코믹한 이미지는 이광수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런닝맨'에서의 모습도 제가 맞다"고 말한 이광수는 "지금처럼 저를 친구처럼, 동생처럼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지금처럼만 절 친근하게 생각해 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전했다.

친근한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광수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다. 작품을 통해 더욱 성장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그다. 이광수는 "작품을 선택할 때도 예능적 이미지를 고려해 작품을 선택하지 않는다"며 "사실 그러한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고 해서 모든 분들의 인지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매 작품, 매 캐릭터에 최선을 다해 준비해나가겠다. 그러다 보면 대중분들도 또 다른 캐릭터로 생각해 주실 듯싶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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