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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트럼프 "탈레반이 美대사관에 깃발? 미국의 나약함 완전한 실패"... 美 정가 비판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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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미국인 수천 명 위협 빠뜨렸다"
베트남전에 비교하며 "굴욕적" 평가도
민주당은 "여성 인권 보호" 원론적 입장
한국일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대원들이 15일 아프가니스탄 동부 라그만주에서 거리를 둘러보고 있다. 라그만=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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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전 지역을 장악하고 아프간 정부 측의 사실상 항복 선언이 나오자 미국 정치권에선 철군을 결정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미군이 빠져나가면 탈레반이 세를 불릴 게 뻔한데도, 바이든 정부가 대책 없이 철수를 결정해 아프간에 거주하는 미국인이 위험에 빠졌다는 것이다.

정가에선 야당인 공화당을 중심으로 비판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같은 날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은 1975년 사이공에서의 굴욕적인 패배보다 더 최악”이라며 “9·11 테러 20주년에 탈레반이 카불의 미국 대사관을 불태우며 축하하는 최악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공화당은 바이든의 섣부른 철수로 아프간에 있는 미국인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톰 코튼 상원의원은 “아프간에서의 낭패는 예상된 일이었다”면서 “바이든의 잘못된 철수 계획은 카불에 있는 미국인 수천 명을 위험에 놓이게 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손에 넣게 된다면 곧 미국 전체에 대한 위협이 되리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우리 조국이 다시 아프간의 위협에 놓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비판에 가세했다. 전날 낸 성명에서 트럼프는 “탈레반이 카불의 미국 대사관에 깃발을 내건다면 이 얼마나 망신스러운 일인가”라며 “이는 나약함과 무능, 총체적인 전략적 모순에 따른 완전한 실패”라고 지적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일단 말을 아끼고 있다. 진 섀힌 뉴햄프셔 상원의원 한 명만이 “철군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아프간의 여성 보호가 필요하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성명을 내고 “여성과 소녀의 운명은 아프간 미래에 대단히 중요하다”며 “국제사회가 아프간 여성을 탈레반의 비인도적 처우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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