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 급습에 아파트서 투신한 여성…6살 아이 '엄마'

미얀마 군사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시위대. © AFP=뉴스1 © News1

(서울=뉴스1) 김세원 기자 = 미얀마에서 청년 5명이 군부의 급습을 피해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는 비극이 벌어진 가운데 사망자 중 한명이 6살 난 딸 아이를 둔 엄마였다고 14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앞서 지난 10일 미얀마 양곤의 한 아파트에서 군부의 급습을 피해 남성 4명과 여성 1명 투신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6살 아이를 둔 와이 와이 민트와 또 다른 한 명이 현장에서 즉사하고, 3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군 당국은 이들이 폭탄을 설치하려던 테러리스트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망한 여성의 남편인 소 미얏 뚜는 아내는 중국 혈통으로 보석 판매일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남편에 따르면 와이 와이 민트는 올 초 쿠데타 직후만 해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20세 여성 미아 뗏뗏 카잉이 경찰이 쏜 실탄을 맞고 사망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분노하기 시작했다.

이후 와이 와이 민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군경의 폭력으로 사망한 희생자들에 대한 글을 올리기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반군부 활동을 시작했다.

소 미얏 뚜는 돌봐야 할 딸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시위에 참석하지 말 것을 당부했으나 아내는 군사 쿠데타에 반대하는 청년 단체 회원들과 어울린 것으로 전해졌다.

소 미얏 뚜는 "아내는 그들과 어울리며 가끔 집에 데려왔다. 그들은 식사도 하고 인터넷을 이용하곤 했다"며 "내가 나서지 못할 때 위험에 직면할 준비를 하고 있는 그들이 존경스러우면서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와이 와이 민트의 시신은 군부에 의해 당시 현장에서 사망한 또다른 청년의 시신과 함께 화장됐다. 다만 유족들은 유해를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900명 이상의 미얀마 시민이 군부의 강경 진압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BBC는 전했다.
saewkim91@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