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상식 백과사전 279] 여자 랭킹 100위 5년 추세

도쿄올림픽에서 4명이 출전했으나 메달이 없는 점은 확실히 아쉽다. [사진=IGF]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한국 여자골프의 도쿄올림픽 노메달을 계기로 해외에서 한국의 부진을 조명하는데 과연 어느 정도일까?

AP통신은 올 시즌 한국 여자 골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20개 대회 중 3개 대회 우승에 그쳐 미국(6승), 태국(4승) 등에 밀리고,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고, 도쿄올림픽에서도 선수 4명이 나섰지만 한 명도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에는 메이저 3개를 한국이 휩쓸었으니 일면 그렇게도 보일 수 있다.

지난 11일 롤렉스 세계여자골프랭킹이 발표한 세계 100위의 5년간의 변화를 분석해봤다. 나라별로 어떤 선수들이 얼마나 두자릿수 랭킹에 들어 있는지는 그 나라의 골프 국력을 알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한국 선수들은 2위 고진영을 시작으로 100위 이내에 31명이나 속해 있다. 10위 이내에 박인비(3), 김세영(4), 김효주(6)까지 네 명이 포진하고 있으나 최근 5년간의 100위 내 선수들을 보면 40명에 가깝던 선수들이 이제는 30명대 초반으로 줄어든 건 사실이다. 2017년말에는 100위 이내에 41명이 들었다. 다만 정상권에 머물던 박성현(29)이 41위로 하락한 건 아쉽다.

롤렉스 여자 랭킹 100위에 드는 나라의 추세 변화

미국은 세계 1위 넬리 코다를 중심으로 21명이 100위 이내에 있다. 항상 4위권에 머물던 넬리 코다가 올해는 강력한 원톱 선두로 올라섰다. 2019년까지는 렉시 톰슨이 미국을 대표하는 선수였으나 이제는 에이스 교체가 이뤄진 듯 보인다. 렉시는 지난 US여자오픈에서 다잡은 우승을 놓치는 등 메이저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는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은 11위 하타오카 나사를 위시해 16명이 있다. 그런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는 거의 드물다. 일본여자투어(JLPGA)에서만 활약하는 선수들이지만 이들의 수준이 높다는 방증이다. 14위에 오른 이나미 모네는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다. 2017년 8월에 100위 이내는 고작 8명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두 배 늘었다.

지난해말 3명에 그치던 태국 선수들이 6명으로 두 배가 늘어난 것을 보면 확실히 태국 골프는 두드러진 강세다. ANA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패티 타바타나킷이 13위로 가장 높고 주타누깐 자매가 여전히 상위권이다. 어린 선수로는 아타야 티티쿨이 있고, 최근 첫승을 올린 파자리 아난나루칸도 76위에 올라 있다.

덴마크의 유럽 최강자 페테르센. [사진=IGF]

이밖에 100위 이내에 들기 시작한 덴마크가 2명인데 난나 코트 매드센, 유럽 무대에서 최강자인 에밀리 크리스틴 페데르센은 도쿄올림픽에서 메달권이었다.

US여자오픈을 우승한 유카 사소의 필리핀, 핀란드, 아일랜드도 선수를 100위 이내 랭킹에 올렸다. 핀란드는 50위인 마틸다 카스트렌이 역대 처음으로 100위 이내에 든 선수이고 아일랜드의 51위 레오나 맥과이어도 정말 오랜 만이다. 한 명이라도 들어있는 나라는 20개국으로 11개국이 2명 이상씩이었다.

반대로 여자 골프 국력이 약해지는 나라도 있다. 청야니 이후로 대만은 슈웨이링 한 명만 올라 있다. 호주 선수들도 이민지, 한나 그린이 남아있을 뿐, 오수현, 캐서린 커크는 100위 밖으로 밀렸다. 전통적으로 선수가 있던 스코틀랜드, 노르웨이, 이탈리아와 남미 등은 몇 년째 100위 이내에 드는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세계 100위권 선수들을 봤을 때 아직 한국 여자 골프가 약해졌다고 보기 힘들다. 지난 5년간의 흐름에서 봐도 그렇다. 다만 메달이 없었던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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