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32년 전 영화 '꿈의 구장' 재연…화이트삭스-양키스, 옥수수밭 임시구장서 경기
옥수수밭 통해 경기장 들어오는 코스트너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화면은 옥수수밭에서 시작한다. 흰색 와이셔츠와 아이보리색 바지를 입은 백발의 할리우드 스타 케빈 코스트너(66)는 사람 키보다 훨씬 큰 옥수수 줄기를 헤치며 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옥수수밭 사이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코스트너는 옥수수를 헤치고 밖으로 나왔고, 야구장 녹색 그라운드가 펼쳐졌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8천 명의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코스트너를 맞이했다. 코스트너는 감격에 젖은 얼굴로 관중들을 바라봤다.
옥수수밭 임시 야구장 마운드에 선 영화배우 케빈 코스트너 |
코스트너가 마운드 위로 자리를 옮기자 옥수수밭에선 1910년대 유니폼을 입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뉴욕 양키스 선수들이 나왔다.
1989년 상영된 영화 '꿈의 구장(Field of Dreams)'의 스토리는 32년이 흐른 13일(한국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다이어스빌 옥수수밭 임시 야구장에서 재연됐다.
양 팀 선수들은 옥수수밭에 세워진 임시 야구장에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에 앞서 코스트너와 양 팀 선수들은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극적인 등장으로 많은 야구팬의 가슴을 뛰게 했다.
코스트너가 주연을 맡은 영화 '꿈의 구장'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큰 승부 조작 사건인 1919년 '블랙삭스 스캔들'을 소재로 다룬다.
'야구장을 지으면 그들이 올 것'이라는 계시를 받은 영화 주인공이 옥수수밭에 경기장을 만들자 블랙삭스 스캔들로 영구제명된 슈리스 조 잭슨 등 선수들이 유령으로 나타나 시합을 한다는 판타지를 담고 있다.
영화 '꿈의 구장'의 한 장면 |
MLB 사무국은 이 영화의 한 장면을 재연하기 위해 지난해 '꿈의 구장'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영화 촬영지인 옥수수밭을 사들여 8천석 규모의 임시 야구장 건립한 후 화이트삭스와 양키스의 경기를 추진했다.
그러나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리그가 축소 운영되면서 꿈의 구장 경기는 1년 연기됐고, 이날 상상 속의 그림이 현실이 됐다.
MLB 사무국은 최근 야구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위기의식 속에 다양한 이벤트 경기를 추진하고 있다.
MLB는 단 한 경기를 치르기 위해 야구장까지 건립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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