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명인들의 과거 발언 등을 토대로 페미니즘 성향을 3단계로 분류해 명단을 공개한 사이트가 등장했다./체크페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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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명인들의 페미니즘 사상 검증을 하는 사이트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체크페미’ 사이트에 따르면 해당 사이트에서는 국내 유명인들의 행적에 따라 페미니스트 ‘의심’, ‘확정’, ‘선봉’ 세 단계로 분류해 페미니스트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운영자는 개별 게시글을 통해 명단에 오른 이들의 사진 및 신상정보와 함께 과거 발언이나 소셜미디어에 남긴 글 등을 함께 올려두고 있다.
명단에 오른 이들은 주로 여성 연예인들이지만 일부 남성 연예인과 정치인들도 명단에 포함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페미니스트 ‘선봉’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특히 운영자는 문 대통령이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근거로 든 뒤 “현재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대한민국 넘버원 페미니스트”라는 평도 달아뒀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리더 RM는 페미니스트 ‘확정’으로 소개됐다. 운영자는 “트위터에 올린 글 중 페미서적인 ‘맨박스’가 찍힌 사진이 발견됐으며 한국 페미의 바이블(성경)인 ‘82년생 김지영’을 추천하기도 했다”며 “BTS의 팬층은 젊은 여성이 절대다수다. 페미니즘이 그의 신념인지 비즈니스인지는 자기 자신만이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배우 정우성, 소녀시대 출신 티파니, 걸스데이 출신 혜리 등이 ‘의심’으로, 배우 김혜수, 가수 선미, 아나운서 임현주 등이 ‘확정’으로 소개됐다.
운영자는 공지사항을 통해 “한국에서 논란이 된 극단적인 메갈리안, 혹은 여성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페미니스트들을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분류 기준에 대해서는 “누가 좋고 나쁘다 할 것 없이 순전히 당사자의 활동에 따라 분류한다”며 “그래서 분류단계가 같더라도 게시글의 비판수위가 각자 다르다”고 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의 시선은 엇갈렸다. 해당 사이트를 방문한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특정 유명인들을 언급하며 “명단에 넣어달라”는 식의 요구까지 나왔다. 반면 해당 사이트에는 “페미니스트인데 어쩌라는 거냐”, “여기 소개된 분들 적어두고 앞으로 응원해야겠다”, “이런 거 할 시간에 어디 봉사활동이나 하라” 등 비판적인 댓글도 올라오고 있다.
특히 한 네티즌은 “성범죄자의 신상을 온라인에 박제하는 디지털 수용소도 인권 문제로 폐쇄됐는데 운영자는 무슨 권리로 고작 개인의 인터뷰, 발언 따위로 개개인의 사상과 가치관을 판단하고 그것을 전시하느냐”며 “운영자 당신의 사상과 가치관에 의구심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 인권을 위해 운동하는 페미니스트가 무엇이 문제냐”며 “페미니스트와 한국여성을 남성혐오자로 낙인찍고 사회적으로 질타하는 분위기를 조장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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