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미지 쇄신 위해 ‘상생’ 강조…특혜 논란 잠재우기 분석도
삼성전자 노사가 12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13일 이재용 부회장 출소를 앞두고 사내 급식 개방과 노사 단체협약 등 ‘상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달라진 삼성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 부회장 가석방 특혜 논란을 상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나노파크에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행사에는 김현석 대표이사와 한국노총 산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4개 노조 공동교섭단 대표들이 참석했다. 노사는 이날 단체협약 체결과 함께 상호 협력적인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노사화합 공동 선언’도 발표했다. 김현석 대표이사는 “오늘은 삼성전자가 첫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의미 있는 날”이라며 “앞으로 노사가 상호 진정성 있는 소통과 협력을 통해 발전적 미래를 함께 그려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단체협약은 노동조합법에 따라 취업규칙이나 개별 근로계약보다 우선하는 직장 내 최상위 자치 규범이다. 삼성전자는 창업자인 고 이병철 회장 때부터 ‘무노조 경영’ 기조를 유지했고, 단체협약도 체결되지 못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5월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후에야 노사 간에 단체협약을 두고 진전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노사는 지난해 11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9개월 동안 30여차례 만난 끝에 지난달 30일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날 체결한 단체협약은 노조사무실 제공과 유급 조합활동 시간 보장, 산업재해 발생 시 처리 절차, 인사제도 개선 등 95개 조항으로 구성됐다. 노조는 협상안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아도 그나마 회사로부터 많은 것을 끌어낼 수 있는 시기에 단체협약을 마무리하고 임금협상으로 넘어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1월 가장 먼저 단체협약을 체결했고, 이 부회장 가석방을 앞두고 다른 계열사도 협상에 속도를 내면서 삼성SDI가 지난 10일, 삼성전자가 이날 단체협약을 맺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11일 사내 단체급식을 외부 중소·중견업체에 확대 개방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사내 급식을 계열사에 주는 건 ‘일감 몰아주기’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적에 따라 올해 상반기 사내 식당 2곳을 개방하고, 이번에 6곳을 추가로 개방키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향후 점진적으로 모든 사내 식당을 개방할 계획이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 [뉴스레터] 식생활 정보, 끼니로그에서 받아보세요!
▶ 경향신문 프리미엄 유료 콘텐츠가 한 달간 무료~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