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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연재] 아주경제 '아주 쉬운 뉴스 Q&A'

[아주 쉬운 뉴스 Q&A]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후 ‘경영 복귀’ 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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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법무부가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했습니다.

‘국정농단 공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18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 선고받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는데요. 오는 13일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207일 만에 출소하게 됩니다.

법무부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과 관련해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 대상에 포함됐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은, 사회의 감정·수용생활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의 기대처럼 이 부회장이 가석방 이후 삼성그룹을 통한 국가 경제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까요?
'가석방'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가석방은 징역 또는 금고형을 법원으로부터 확정받고 수형 중인 사람을 일정한 조건 하에 임시로 석방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우리 형법 제72조는 ‘징역이나 금고의 집행 중에 있는 사람이 행상(行狀)이 양호해 뉘우침이 뚜렷한 때에는 무기형은 20년, 유기형은 형기의 3분의1이 지난 후 행정처분으로 가석방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가석방이 된다고 해서 법원으로부터 확정받은 형이 끝나는 것은 아니고, 남은 형기를 지나야 형의 집행이 종료된 것으로 봅니다. 무기징역의 경우는 10년이 지나야 합니다.

이 기간 추가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게 되면 가석방된 날은 제외하고 남은 잔형기를 새롭게 선고받은 형에 더하게 됩니다.

또 감시규정, 보호감찰 규정 등을 어길 경우는 언제든지 가석방이 취소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가석방이 된 경우 해외출국 등도 제한됩니다. 이 부회장은 해외 출장을 갈 때마다 교정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하죠.
​이 부회장, 출소 직후 삼성그룹 경영에 복귀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법무부 장관의 허가 없이는 삼성그룹은 물론 관계 회사의 직원이 될 수 없습니다. 등기이사 등이 불가능하죠. 다만 최대 주주로서 활동은 가능합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 14조는 특정 범죄를 저질러 유죄판결을 받은 자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특정 범죄는 사기, 공갈, 횡령, 배임, 재산국외도피죄, 배임수재·알선 등입니다.

취업제한 기간은 △징역형의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 △징역형의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된 날부터 2년 △징역형의 선고유예 기간으로 규정됩니다.

이 부회장은 5억원 이상의 횡령 등으로 인해 유죄가 확정됐기 때문에 형 집행을 받지 않기로 한 날부터 5년 동안은 삼성전자는 물론 그룹 계열사에 대한 취업이 불가능합니다.

그럼 형 집행 중인 구속 기간은 ‘옥중경영’이 가능하지 않으냐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요. 지난 2월 23일 법원은 130억원대 배임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집행유예 기간은 취업제한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낸 소송에서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유죄 확정 때부터 즉시 취업제한을 시작해야 제한의 취지를 살리고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옥중경영이 불가능하다는 판결을 냈습니다.

다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3조에 따라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취업승인을 받게 되면 취업이 가능합니다.

아무래도 최대 주주로서만 그룹을 이끄는 것보다는 그룹 임원으로 경영 판단을 하는 것이 더 수월하겠지요. 이에 재계는 이 부회장이 법무부에 취업승인신청서를 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과 취업제한 해제가 별개라는 입장입니다.

박 장관은 10일 이 부회장 가석방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이 부회장(에 대한) 취업제한 해제를 고려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석방 요건에 사회감정이란 요소가 들어가기 때문에 대외 신인도 등을 고려한 것이며 경영에 참여하고 취업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아주경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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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minus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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