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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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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 인플레' 시작된다… 농식품부 제동에도 원유가 인상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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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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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에도 이달 원유가격 인상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낙농업계는 지난해 가격 인상을 유예한 데다 사료값 인상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서다.

원유 가격이 인상되면 우유업체들도 이와 연동해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관련 제품인 아이스크림, 빵, 치즈, 버터 가격도 잇달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라면 가격이 인상됐고 계란, 돼지고기 등 가격도 오른 상태라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원유가격 2.3% 인상 결정에 우유업체들도 가격 인상 나설 듯


10일 유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우유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달부터 원유기본가격이 1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오를 가능성이 크다. 통상 우유의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오르면 우유업체들도 가격을 인상해 왔다.

2018년 원유가 4원(0.4%) 인상되던 당시 서울우유는 1ℓ 흰우유 제품 가격을 3.6% 올렸다. 남양유업은 평균 4.5% 제품 가격을 올렸고 1ℓ짜리 제품은 용량을 900㎖로 변경한 뒤 가격을 2550원에서 2520원으로 변경해 사실상 9.8% 인상했다. 매일유업은 가격을 동결하는 대신 900㎖짜리 신제품을 출시하고 가격은 1ℓ짜리와 같게 받았다.


농식품부 인상 자제 요청, 작년 원유가 동결·사료가 인상 등으로 낙농업계 반발 심해… 협상 불발시 원유가 2.3% 인상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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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우유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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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달 원유 가격 인상은 지난해 결정된 사항이다. 지난해 7월 열린 '2020 원유가격조정 8차 협상'에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가격이 올랐어야 하지만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유업체들의 경영 악화 등을 고려해 적용 시기를 1년 유예한 것이었다.

그런데 물가 인상 문제가 불거지자 갑자기 농림축산식품부가 제동을 걸었다. 지난달 13일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농식품부가 원유가격결정 재심을 요구했다. 이달 4일 열린 '원유가격 제도개선 소위원회'에서도 '91.84원 원유가격 인하안'을 이사회 안건으로 올리며 해당 안건을 철회하는 대신 올해 원유가 21원 인상분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낙농 생산자 단체 대표들이 반발하며 회의장에서 퇴장하자 협상이 결렬됐다.

낙농 생산자 단체인 한국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통계청 기준 지난해 원유 생산비가 809원으로 2.3% 올랐고 올해는 생산비의 54%를 차지하는 사료 가격이 곡물가격 인상 등으로 두 차례나 오르며 15%가량 인상됐다"며 "이번에 가격이 동결되면 낙농업계가 어려워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농식품부가 동결을 요청해도 낙농업계 반대로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 올해 원유가격 2.3% 인상안이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본다. 이달 중하순 우유업체들이 낙농업계에 원유 대금을 지급할 때 인상가격을 적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원유가 인상 확정 후 우유·아이스크림·빵 가격도 오를 가능성 커

이렇게 되면 우유 제품 가격도 오르는 수순으로 간다. 유업계 관계자는 "원유기본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도 올렸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업계 관계자도 "아직은 눈치만 보고 있는데 최저임금과 다른 원재료가 등이 오른 데 비해 우유 가격은 몇년째 그대로라 이번에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이스크림과 빵 등 우유를 사용하는 제품 가격도 오르며 '밀크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도 전망된다. 이미 빙그레, 롯데제과 등 아이스크림 업체들이 이미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우유 가격이 올랐던 2018년 롯데GRS의 크리스피크림 도넛이 오리지널 도넛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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