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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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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한미훈련 중단’ 하명 직후… 군산 美전투기 훈련 영상 띄운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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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통신선이 1년여만에 재개된 지난달 27일 군산 공군기지의 주한 미 8전투비행단이 F-16전투기 주야간 긴급출격 훈련 등 실전적인 전시대비 훈련를 실시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 국방부는 군산기지 훈련 실시 영상을 북한 김여정의 ‘연합훈련 중단 압박’이 있었던 지난 1일에야 공개해 뒤늦은 공개 배경도 주목을 받고 있다.

◇ 미 8비행단, 주야간 전투기 출격, 활주로 복구 등 실전적 훈련 실시

8일 미 국방부와 주한미군에 따르면 군산기지 미 8전투비행단은 지난달 27일 F-16전투기 수십대를 투입해 주간은 물론 이른 새벽에도 출격을 하는 주야간 긴급 출격훈련을 실시했다. 28일에는 군산기지 활주로가 북한·중국 등 적 탄도미사일 등에 파괴됐을 경우 중장비를 동원해 신속하게 복구하는 비행장 피해복구 훈련을 실시했다.

군산기지는 북한 특수부대 등이 기지에 침투할 경우에 대비한 특작부대 침투대비 훈련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 동안 강도 높고 실전적인 전시 대비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조선일보

남북 통신선이 1년여만에 재개된 지난 7월27일 군산 미공군기지 F-16 전투기들이 긴급 출격훈련을 하고 있다. /미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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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가 이번 훈련 영상을 공개한 시점도 흥미롭다. 훈련 실시 나흘 뒤인 지난 1일(미국 시간)에야 공개했는데 한국 시간으로는 1일 밤 늦게부터 2일 새벽 사이로 추정된다. 지난 1일 밤 8시쯤 김여정이 “연합훈련은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는 경고를 한 직후로 보인다.

◇ 미 국방부, 김여정 ‘연합훈련 중단 압박’ 직후 훈련 영상 공개

이에 대해 군 주변에선 남북 관계 개선 등을 이유로 한국 일각에서 한미훈련 중단 또는 연기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는 데 대해 미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훈련 지속 필요성 등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미 양국은 오는 16일부터 연합 지휘소 연습을 축소해 실시키로 했지만 남북 통신선 재개와 김여정의 ‘훈련 중단 압박’ 이후 범여권 의원 74명이 훈련 연기 촉구 공동성명을 내는 등 훈련 연기(중단) 요구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미 국방부 등 미군측은 이번 연합훈련에 대해 일관되게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산 공군기지의 8전투비행단은 35·80 2개 전투비행대대로 구성돼 있다. 총 40여대의 F-16 전투기와, ‘그레이 이글-ER’ 무인공격기 등이 배치돼 있다. 주한 미 7공군 예하 전투기 부대로는 군산기지의 8전투비행단과 오산기지의 51전투비행단이 있는데 외형상 7공군사령부 등이 있는 오산기지가 더 중요한 두뇌이자 심장부로 간주돼왔다. 하지만 미군내에선 오히려 군산 공군기지 지휘관 출신들이 중용돼왔다.





지난해 첫 흑인 공군참모총장이 된 찰스 브라운 대장은 36년 복무기간 중 두 번에 걸쳐 2년 6개월 동안 한국에서 근무한 ‘한국통’이다. 중위 시절인 1987년 4월부터 1988년 10월까지 군산 공군기지 제35전투비행대대에서 F-16 조종사로 복무했다.

그 뒤 대령 시절인 2007년 5월부터 2008년 5월까지 군산 기지 제8전투비행단장을 지냈다. 그 뒤 미 태평양 공군사령관을 역임했고 2900여 시간의 비행기록도 갖고 있다. 지난해 6월 미 7공군사령관에 취임한 스콧 L. 플레어스 중장도 지난 2011년 8전투비행단장을 역임했다.





◇미, 대중 전초 전략기지로 군산 공군기지 부각

이에 대해 군내에선 군산기지의 지정학적 특성과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군산기지는 전세계 미군기지 중 중국과 가장 가까운 공군기지로 알려져 있다. 미·중 대결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대중 전초 전략기지’로서 군산기지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군산기지에 배치돼 있는 ‘그레이 이글-ER’ 무인공격기가 향후 대함 탄도미사일 유도 기능을 갖게 된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함정은 계속 움직이는 표적이기 때문에 대함 탄도미사일이 목표물에 도달할 때까지 정확한 위치 정보 등을 제공하는 게 중요한데 그레이 이글-ER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은 수년내에 유사시 서해상의 중국 항공모함 등 적 함정을 타격할 수 있는 신형 ‘프리즘’ 미사일 등을 주한미군에 배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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