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비난’ 유엔 대사 암살하려던 미얀마인 2명 체포

지난 2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회의에서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가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규탄하며 손가락 세 개를 들어보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비난한 미얀마 유엔(UN) 대사를 노린 암살범들이 붙잡혔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 남부지검과 연방수사국(FBI) 뉴욕지부, 뉴욕경찰은 뉴욕에 거주하는 미얀마인 표 하잉 투(28)와 예 하잉 조(20)를 체포했다. 더못 셰아 뉴욕 경찰국장은 “피고인들은 국경과 바다를 넘어 미국 영토에서 국제 지도자에 대한 폭력적인 음모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지역에서 초 모 툰 유엔 주재 미얀마 대사를 상대로 중상을 입히거나 살해하려고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 툰 대사는 지난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아웅산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을 체포하고 권력을 장악하자 국제사회가 쿠데타를 뒤집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미얀마 군부는 “모 툰 대사가 반역을 저질렀다”며 “대사직에서 해임했다”고 발표했지만 유엔이 군부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유엔 대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FBI에 따르면 표 하잉 투는 태국의 무기 거래상과 온라인으로 접촉해 대사를 다치게 하고 사임을 강요할 사람을 고용했다. 만약 협박에도 대사가 사임하지 않으면 살해하라고 지시했다.

이를 위해 예 하잉 조는 무기상의 요청에 따라 고용된 2명의 미국 여행을 예약했으며 지난 7월 4000달러를 착수금으로 송금했다. 대사를 공격하는데 성공하면 1000달러를 추가로 전달하기로 했다.

외국 정부 당국자에 대한 공격 공모 혐의엔 최대 5년의 실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미 법무부는 밝혔다.

[김수경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