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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경제 무너지고 코로나에 쓰러지는 미얀마…쿠데타 6개월 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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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6개월 동안 시위대 945명 살해…전투는 계속

설상가상 코로나 방역 최악…봉제업 1분기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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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 = 미얀마 군부가 지난 2월 쿠데타를 일으킨 지 6개월이 지났다. 그사이 군경의 폭력에 살해당한 시민만 945명에 이르고 지금도 민주주의를 원하는 시민들의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군부의 독재는 점점 더 견고해지고 있다. 쿠데타를 일으킨 장본인은 스스로 총리에 올랐고 약속했던 총선 시기는 2023년으로 미뤄져 그 만큼 비상통치 기간은 늘어났다.

미얀마 시민들의 희생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5400여명이 이미 구금돼 있고 정치인 등 반정부 인사로 낙인찍힌 1900여명에게는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군부의 무자비한 공격과 말바꾸기도 계속되는 모양새다. 이미 약속한 총선을 지키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쿠데타 세력은 소수민족을 상대로 무장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다가도 또다시 공격에 나서는 등 여전히 전투를 벌이고 있다.

실제로 7일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소수민족 카렌민족자유군(KNLA)은 지난 7월 한 달 동안 쿠데타군과 133차례 전투를 벌였다.

미얀마 시민불복종항쟁(CDM)측은 "7월 31일 쿠데타 세력이 8~9월까지 두 달 동안 모든 군사행동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며 "하지만 시민방위대와 소수민족 부장조직은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고 미얀마 나우는 설명했다.

정국은 여전히 불안하고 시위는 계속되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도 계속해서 피폐해지고 있다. 전 세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가뜩이나 미얀마 경제가 좋지 않았는데 쿠데타까지 일어나며 나라 경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의 대표적인 산업은 섬유가 될 수밖에 없다. 과거 우리나라도 그랬고 아시아에서도 빈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는 나라 경제의 근간이 섬유와 봉제다. 미얀마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군부가 정권을 잡고 비상사태를 선언하면서 미얀마의 봉제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군부의 계엄령 선포와 무차별 진압 등으로 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일부 공장들이 조업량을 줄이거나 운영을 중단하고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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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양곤서 열린 군사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시위대가 횃불을 든 채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서한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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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EU 등에서 경제제재를 다시 실시했으며 그에 따라 미국, 유럽 등 해외 발주처로부터 주문이 크게 감소했다. 유명 의류 브랜드이자 주요 발주처인 H&M사는 미얀마에서 7년 동안 약 45곳에서 의류를 생산했으나 비상사태 발생 이후 미얀마에 대한 주문을 일시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시민불복종운동의 영향으로 물류 시스템(체계)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서 원자재 수입과 대금 지불, 해외 송금이 중단되거나 크게 지연되면서 수출입 과정에도 문제가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코트라에 따르면 미국은 추가 경제제재를 통해 미얀마 내무부, 국방부 및 군부 관련 기업(MEHL, MEC)의 미국 수출을 금지했다. 미얀마 봉제 산업은 기존 수주물량 생산으로 단기적으로는 조업이 가능하나 향후 주문 감소로 인해 생산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게 코트라의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비상사태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봉제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으며 해외로부터의 주문이 감소해 8월 이후 조업을 중단하거나 폐업을 하는 회원사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역시 교민들의 철수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에서 20분 거리에는 한·미얀마 경제협력산업단지(KMIC)도 조성돼 있는데, 공사가 중단되는 등 우리나라도 발을 빼고 있다. 해외 자본이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경제는 무너지고 정국이 혼란에 빠지자 코로나19 방역은 최악으로 흐르고 있다. 검사를 받는 것 자체가 어렵고 양성률이 30~40%에 이른다. 확진자와 사망자 집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통계 자체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국제통계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는 4000명이 넘고 하루 사망자만 293명이 나왔다.

지난달 말 유엔의 비공식 안보리 회의에서는 쿠데타로 미얀마의 의료 시스템은 거의 붕괴됐으며 일부 추정치에 따르면 앞으로 2주 안에 미얀마 인구 절반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증언과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상황이 이같은 가운데 미얀마는 8일 8888 항쟁 33주년을 맞는다. 8888 민주항쟁은 1988년 8월 8일 미얀마 전역에서 학생과 시민들이 군부에 맞서 거리로 나왔던 시위다. 당시, 시위에서는 군부에 의해 시민과 학생 3000여 명이 사망했다.

일부 외신에서는 시민들이 8888 항쟁 기념일에 맞춰 최후의 항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그러나 시위가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림픽과 코로나로 인해 국제사회의 관심은 멀어지고 있고 사태가 장기화되다 보니 시민들의 시위 동력은 점점 더 떨어져가고 있다.

코로나19가 미얀마 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시민들이 쓰러져가고 있음에도 산소통을 구할 여력마저 없다. 군부가 반군부 투쟁에 앞장선 의료진을 다수 체포한 것도 의료시스템 붕괴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 워치는 성명을 내고 군부의 폭력적인 시위 진압과 저항세력 체포는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인 협약을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sanghw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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