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다승 1위’ 홈 팬들에게 선사... 시즌 11승 달성

7이닝 2실점 8K

토론토 류현진이 4일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토론토=AFP 연합뉴스

토론토 류현진(34)이 홈 팬들 앞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르며 시즌 11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4일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전에 선발 등판, 7이닝 2실점 7피안타 8탈삼진을 기록하며 7-2 팀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1승(5패)이자, 메이저리그 통산 70승 달성이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크리스 배싯(오클랜드)과 아메리칸리그 다승 부문 공동 선두에도 올랐다.

투구 수는 99개였고 볼넷은 없었다. 평균자책점은 3.26에서 3.22로 낮췄다.

류현진은 지난 등판에 이어 대부분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했고 구속도 150㎞나 나오며 홈 팬들에게 에이스 모습을 보였다. 이날은 류현진이 토론토와 계약(2019년 12월) 이후 1년8개월만에 처음으로 홈구장인 로저스센터에서 등판한 데뷔전이었다. 캐나다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미국과의 국경을 폐쇄하면서 토론토는 그간 떠돌이 생활을 했고, 최근 국경이 열리면서 로저스센터 경기가 이뤄졌다.

홈 구장 마운드에서 류현진은 1회부터 상대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2회에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커브로 첫 타자 프랜밀 레예스와 해롤드 라미레스를 각각 삼진과 투수 땅볼로 처리했고, 바비 브래들리는 커터를 이용해 2루 뜬공으로 잡아냈다.

3회에는 첫 타자 오스카 메르카도가 류현진이 던진 첫 구를 1루에 기습번트를 대며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류현진을 넘어 1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사이로 가는 절묘한 번트였다. 류현진은 표정변화 없이 다음 타자 로베르토 페레즈를 루킹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어니 클레멘트에게 초구 우익수 짧은 안타를 맞았지만, 마일스 스트로우를 2구 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아메드 로사리오는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4회 류현진은 아쉬운 첫 실점을 했다. 선두타자 호세 라미레스를 내야안타로 내보낸 뒤 레예스를 몸쪽 커터로 삼진처리했다. 이어 라미레스를 3루수 땅볼로 유도했고, 2루 주자를 잡아냈다. 다음타자 브래들리에게는 1-2 유리한 카운트에 던진 유인구 커브가 높게 들어가면서 안타를 맞았다. 주자가 무리하게 홈까지 파고들었지만 우익수부터 이어진 중계플레이가 제대로 안 되면서 첫 실점을 했다.

이어 오스카 메르카도에게도 투수를 넘어가는 타구를 맞았지만, 2루수 마커스 세미엔이 호수비로 걷어냈다.

토론토 류현진이 4일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클리블랜드전에 선발 등판해 1회 투구를 하고 있다. 토론토=AFP 연합뉴스

1회말 3점을 뽑은 토론토 타선은 바로 4회말 1득점하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류현진은 5회초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타선지원에 화답했다.

그러나 이날 위기는 6회에 찾아왔다. 로사리오, 호세 라미레즈를 우익수 뜬공과 유격수 땅볼로 각각 잡아낸 뒤 레예스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밋밋하게 들어가면서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헤럴드 라미레즈에게 2-0 불리한 카운트로 몰렸고 결국 또다시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내주며 실점했다. 브레들리에게도 2-1 불리한 카운트로 몰리며 던진 커터가 류현진 정면 타구로 날라왔다. 류현진은 글러브로 막아냈지만, 강한 타구여서 공을 떨궜고 타구 위치를 찾지 못해 출루를 허용했다.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타구였다.

류현진은 침착했다. 충격을 잊고 다음타자 메르카도를 2-2 카운트에서 커브를던져 삼진으로 잡아내며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6회까지 83구를 던진 류현진은 벤치에서 태블릿 컴퓨터로 상대 타선을 체크하더니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진 2개, 1루 직선타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타자인 스트로에겐 연속 커브를 던지며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이날 가장 빠른 150㎞ 직구를 보여줬다. 이어 3개 연속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자, 홈 팬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며 에이스를 반겼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