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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도쿄 SS현장] 9년 전 양학선 동경한 '중학생 신재환'…비밀병기에서 '올림픽 챔피언'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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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신재환이 다른 선수들의 경기 결과를 확인하며 금메달을 확신한 듯 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도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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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도쿄=김용일기자] 신재환(23·제천시청)이 한국 체조의 빛이 돼 우뚝 섰다.

신재환은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참가 선수 8명 중 6번째로 출전해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으로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14.783점)과 타이를 이뤘다. 그러나 동점일 때엔 1, 2차 시기 중 더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승자가 된다는 타이브레이크 규정에 따라 신재환이 시상대의 주인공이 됐다. 신재환의 점수는 2차 시기에서 받은 14.833점이 최고점이었다. 아블랴진의 최고점은 역시 2차 시기의 14.800점이었다. 0.033점의 차이로 메달 색깔이 금과 은으로 갈렸다.

예선을 전체 1위(14.866점)로 통과한 신재환은 도마에서 가장 높은 난도의 기술을 펼친다. 2차까지 완벽한 착지 동작이 메달 사냥의 분수령이었다. 신재환은 1차 시기에서 난도 6.0점짜리 요네쿠라(공중에서 세 바퀴 반을 비틀어 도는 기술)를 펼쳐 수행점수 8.833점을 보탠 14.733점을 받았다. 그리고 2차 시기에서는 5.6점짜리 여2(공중에서 두 바퀴 반을 비틀어 도는 기술)를 선보였고 14.833점을 얻었다.

선수 2명을 남겨둔 가운데 1위로 올라선 그는 동메달을 확보했다. 그 이후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과 카를로스 율로(필리핀)이 신재환을 넘어서지 못하면서 금메달이 확정됐다.

이 종목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양학선이 결승에 오르지 못하면서 신재환의 어깨가 무거웠다. 그러나 한국 체조는 전날 여서정이 도마 결선에서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수확했고, 남자 대표팀 막내 류성현이 마루운동에서 4위를 기록하는 등 오름세를 탔다. 신재환이 이런 기운을 이어받으면서 마침내 생애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품었다.

1998년생 신재환은 지난해 2월 멜버른 월드컵에서 깜짝 우승하며 남자 체조의 ‘비밀병기’로 떠올랐다. 5위였던 순위도 단숨에 2위권으로 끌어올렸다. 기세를 이어 그해 3월 아제르바이잔 월드컵 예선에서도 1위에 올랐는데, 코로나19 여파로 결승이 취소돼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국제체조연맹(FIG)은 취소된 대회 예선 1위를 우승으로 인정했다. 6월 도하 월드컵에서는 5위에 머물렀지만, 2018~2021년 월드컵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3개 대회를 합산한 점수에서 세계랭킹 1위를 확정, 개인 자격으로 출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신재환의 롤모델이자 우상은 대표팀 선배 양학선이다. 양학선은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체조 종목 역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1세에 체조에 입문한 신재환은 중학생 때 양학선의 런던 금빛 도약을 지켜봤다. 스스로 “희열이 느껴져서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선수촌에서 양학선을 만난 그는 운동 방법부터 루틴 뿐 아니라 밥 먹는 모습까지 눈에 담고 흡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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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환은 “(양)학선이 형의 모든 것을 다 따라 하고 싶다. 운동하는 자세와 집중도는 물론이고 밥 먹는 모습도”라며 애정을 보였다. 우상의 모습을 직접 담고 받아들인 신재환은 선배의 9년 전 영광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양학선이 “기술을 배우는 단계가 아니라 완성 단계에 있는 선수다. 지치지 않은 체력이 강점”이라며 높게 평가했는데, 우상의 기대대로 신재환은 완성형 선수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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